서무석 할머니 별세 계기로 진행
동시 쓰기·노래·막춤 실력 등 평가
“진짜 즐길 수 있느냐가 관건이죠”
세계 최고령 할매 래퍼그룹 ‘수니와칠공주’가 새 멤버를 모집하는 공개 오디션을 연다. 지난해 10월 멤버 서무석(87)씨가 별세하면서 공석이 된 자리를 채우기 위해서다.
11일 경북 칠곡군에 따르면 평균 연령 85세인 수니와칠공주는 한글을 배우며 활동을 이어가 국내외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들은 기존 멤버와 조화를 이루면서 신선한 활력을 불어넣을 새 멤버를 모집한다.

새 멤버는 칠곡에 거주하는 75세 이상 할머니라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특히 한글을 모르다가 성인문해교실에서 한글을 배운 경우 우대한다.
오디션은 다음달 18일 칠곡군 신4리 경로당에서 열린다. 지원자는 받아쓰기 시험과 동시 쓰기를 통해 한글 실력과 창의력을 평가받는다. 이후 트로트와 막춤을 통해 무대에서의 자신감과 끼를 표출하면 된다. 심사위원으로는 신4리 이장과 부녀회장, 정우정 한글 강사, 수니와칠공주 리더 박점순 할머니, 금수미 팬클럽 회장이 참여해 지원자의 역량을 평가한다.
2023년 8월 정식 데뷔한 수니와칠공주는 아이돌 못지않은 인기를 얻으며 전성시대를 열고 있다. 이들은 군이 운영하는 성인문해교육을 통해 뒤늦게 한글을 깨치고 랩에 도전했다. 전쟁의 아픔과 배우지 못한 서러움, 노년의 외로움 등을 경쾌한 리듬의 랩 가사로 표현해 왔다.
평범한 할머니들은 랩을 하면서 일약 스타 반열에 올랐다. 세계 주요 외신으로부터 ‘K할매’로 불리며 대기업 광고에 출연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세계 108개국에서 시청하는 문화체육관광부의 아리랑국제방송과 세계 3대 통신사로 꼽히는 로이터·AP통신뿐 아니라 중국중앙(CC)TV,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의 매체를 통해 해외에도 소개됐다. 이들을 응원하는 든든한 팬클럽도 생겼다. 이 영향을 받아 군에는 할매래퍼 그룹이 6개나 결성됐다. ‘텃밭 왕언니’와 ‘보람할매 연극단’, ‘우리는 청춘이다’ 등이 대표적이다.
박 할머니는 “노래 실력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내가 무대에서 진짜 즐길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며 “소극적이거나 부끄러워하는 할머니보다는 나는 할 수 있다고 당당히 외치는 분을 기다린다”고 말했다.
김재욱 칠곡군수는 “수니와칠공주는 단순한 래퍼그룹이 아니라 칠곡을 대표하는 문화 아이콘으로 성장하고 있다”면서 “새 멤버와 함께 더 멋진 무대를 선보이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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