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세대 비하 논란에 휩싸인 박구용 더불어민주당 교육연수원장이 어제 스스로 물러났다. 그는 지난 8일 유튜브 채널 ‘정치오락실’에 출연해 우파 성향 젊은이들을 가리켜 “외로운 늑대”라고 폄훼했다. 그러면서 “스스로 말라 비틀어지게 해야 한다”고 막말을 해 당 안팎의 비판에 직면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뒤늦게 “부적절한 표현”으로 규정하고 당직자들에게 신중한 언행을 주문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민주당은 박 전 원장 사표 수리 선에서 사태를 무마하려 할 것이 아니다. 청년층이 왜 민주당에 등을 돌리는지 성찰하고 대책을 고민하길 바란다.
박 전 원장의 무리한 발언은 지난달 19일 윤석열 대통령 구속영장을 발부한 서울서부지법 청사에 들어가 기물을 부수는 등 난동을 부린 시위대 중 2030 젊은이가 많았던 점을 거론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그는 “저들을 어떻게 민주당에 끌어들일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은 잘못됐다”며 “어떻게 하면 소수로 만들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고 단언했다. 사람마다 정치적 성향이 다른데 단지 민주당의 정체성과 맞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손절하자는 것은 ‘나만 옳고 너희는 틀렸다’는 아시타비(我是他非)의 억지에 불과하지 않은가.
민주당의 청년층 비하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2대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은 ‘정치는 모르겠고, 나는 잘살고 싶어’라고 적힌 현수막을 내걸었다가 비난이 빗발치자 사과했다. 해당 문구는 젊은이들이 야당이 내건 정권 심판론에 관심이 적다는 점을 비꼰 것으로 풀이됐다.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2022년 대선 당시 윤 대통령에게 표를 던진 2030 유권자들을 겨냥해 “‘니들 쓰레기야’라고 말해주고 싶다”는 폭언을 퍼부었다. 마치 ‘청년이라면 민주당을 지지해야 한다’고 강요하는 듯해 소름이 끼칠 정도다.
2030 젊은이들에 대한 민주당 일각의 부정적 인식은 세대 간 편 가르기와 갈라치기 시도라는 비판을 들어 마땅하다. 민주당이 진정한 수권 정당을 자처한다면 국민 분열이 아닌 통합에 힘써야 옳다. 민주당과 이 대표는 이번 박 전 원장 막말 사태를 꼬리 자르기 식으로 대충 끝내려 들지 말고 젊은이들이 한국 정치 그리고 민주당에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경청부터 하기 바란다. 선거 전략 일환으로 청년층을 포기하는 것은 민주당의 자유이겠으나, 2030 세대가 외면하는 정당에 과연 미래가 있을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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