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선 성적으로 입상… 동갑 이지오는 銅
바이애슬론 女계주, 카자흐 제치고 銀
남녀 컬링, 결승 진출… 나란히 銀 확보
한국 스노보드 기대주들이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에서 때아닌 강풍에 희비가 엇갈렸다. 김건희(시흥매화고·사진)는 13일 중국 하얼빈 시내에서 200㎞가량 떨어진 야부리 스키리조트에서 예정됐던 대회 스노보드 남자 하프파이프 결선이 강풍으로 취소되면서 금메달의 주인공이 된 반면 대회 2관왕을 노렸던 한국 스노보드 간판 이채운(수리고)은 금메달 한 개에 만족해야 했다. 또한 한국 남녀 컬링 대표팀은 나란히 결승에 진출해 은메달을 확보하고 14일 열리는 결승전에서 금빛 스톤을 던지기에 나선다.
기울어진 반원통형 슬로프에서 공중 연기를 겨루는 하프파이프는 한국 스노보드 간판 이채운의 주종목이다. 이채운은 지난해 강원에서 열린 동계청소년올림픽에서 두 종목을 석권한 바 있다. 12명이 결선에 진출한 가운데 이채운은 전날 열린 예선에서 1, 2차 시기에서 넘어져 43.75점으로 6위에 그쳤다. 예선 성적과 상관이 없는 결선에서 뒤집기를 노릴 수 있었다.

하지만 바람이라는 변수가 있었다. 경기장에 불어닥친 매서운 바람은 선수들의 부상을 걱정해야 할 정도였다. 경기 진행이 어려워지자 대회 조직위는 결국 예선 성적으로 최종순위를 결정했다. 이에 이채운은 메달권에서 벗어난 반면 78점으로 예선 1위에 올랐던 김건희가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김건희는 2008년생 7월생으로 만 16세에 불과하다. 2022년 5월부터 국가대표로 활약한 그는 첫 국제 종합대회 입상을 금빛으로 장식했다. 우리나라는 이번 대회 프리스타일 스키 하프파이프에서도 이승훈(한국체대)이 우승한 바 있다.
69.75점으로 예선 3위에 오른 이지오(양평고)는 동메달을 획득했다. 이지오 역시 2008년생 유망주다. 이번 대회 스노보드 종목에 걸린 금메달 6개 중 중국이 3개, 한국 2개, 일본 1개를 나눠 가졌다.
스킵 김은지, 서드 김민지, 세컨드 김수지, 리드 설예은, 핍스 설예지로 구성된 한국 여자 컬링 대표팀은 이날 열린 카자흐스탄과 준결승에서 10-2 대승을 거두고 결승에 올라 중국과 상대한다. 스킵 이재범, 서드 김효준, 세컨드 김은빈, 리드 표정민, 핍스 김진훈이 호흡을 맞춘 남자대표팀도 준결승에서 홍콩을 13-2로 대파하고 결승에 올라 2017년 장춘 대회 이후 18년 만에 남녀 동반 우승에 나선다. 남자 대표팀의 결승 상대는 필리핀이다.
바이애슬론 여자 대표팀은 여자 계주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러시아 출신 귀화 선수 예카테리나 압바꾸모바(전남체육회), 고은정(전북체육회), 일본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아베 마리야, 정주미(이상 포천시청)로 꾸린 여자 대표팀은 이날 야부리 스키리조트에서 열린 계주 4×6㎞ 경기에서 1시간29분27초3의 기록으로 중국(1시간29분6초3)에 이어 2위에 올랐다. 3위는 카자흐스탄(1시간30분1초9)이 차지했다. 지난 11일 여자 7.5㎞ 스프린트에서 한국 바이애슬론 사상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안겼던 압바꾸모바는 한국 바이애슬론 최초로 아시안게임에서 메달 2개를 따낸 선수가 됐다. 아울러 한국 바이애슬론이 동계아시안게임에서 메달 2개 이상을 따낸 것은 1999년 강원 대회(동메달 2개) 이후 26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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