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FC, “광주시 넘어 대한민국 전체를 조롱하는 행위”

중국 프로축구 산둥 타이산과의 ‘2024-2025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원정경기에서 맞붙은 국내 프로축구 K리그 광주FC가 ‘전두환 사진’을 든 중국 관중들의 도발을 구단과 팬들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을 겨냥한 조롱으로 보고 강력 대응에 나선다.
지난 11일 중국 산둥 지난 올림픽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산둥 타이산과의 7차전 원정경기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일 주석 그리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으로 보이는 사진을 든 관중 일부가 포착됐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하나인 ‘틱톡’에서 관중석 영상이 퍼졌고, 캡처 이미지가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올라오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종목을 떠나 상대팀 관중을 자극하는 등 도발 행위는 어느 정도 ‘적정선’ 안에서 스포츠 경기의 재미를 더하는 요소로 용인되지만, ‘5·18 광주민주화운동’ 등을 생각하면 산둥 팬들의 행위가 그 범위를 벗어났다는 게 구단의 판단이다. 이에 광주FC는 이번 사건을 단순한 중국 축구팬들의 응원 방식이 아닌 광주시를 넘어 대한민국 전체를 조롱하고 비하하는 행위라고 봤다.
광주FC는 AFC에 공식 항의 서한을 제출하고 이번 사건의 철저한 조사와 산둥 구단에 대한 강력한 징계를 요구할 방침이다. 특히 경기장 안에서 정치적 메시지를 내거나 비슷한 도발 행위를 금지한 AFC 규정 위반을 근거로 들어 산둥 구단과 팬들의 명확한 책임을 촉구할 계획이다.
광주FC 관계자는 “대한민국 현대사를 고려할 때, 산둥 타이산 팬들의 행동은 의도적인 행동이자, 광주 시민과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깊은 상처를 주는 명백한 도발"이라며 “우리 구단과 팬들을 향한 부당한 조롱과 도발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고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2010년 K리그의 16번째 구단으로 창단한 광주FC는 이듬해 2부 리그부터 참가해 2014년 11월 1부 리그 승격을 확정했다. 창단 후 ACL에 처음 참가 중인 광주FC는 승점 13점(4승1무2패)으로 동아시아그룹 4위를 유지하며 남은 경기에 상관없이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산둥 타이산은 3승1무3패(승점 10)로 6위다. 특히 시민구단 광주FC의 구단주가 강기정 광주광역시장인 만큼 이번 사안에 광주시가 나설 지도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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