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요자 움직임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는 게 중론
직장인 김모(49)씨는 2020년 세종시 아파트에 투자했다. 당시 세종시는 행정수도 이전 논의와 각종 개발 호재로 부동산 시장이 과열된 상황이었다. 서울 못지않은 인프라와 미래 가치를 기대하며 김 씨는 10억원을 투자해 세종시 중심가에 있는 신축 아파트를 매입했다.
2022년부터 상황이 바뀌기 시작했다. 전국적으로 부동산 규제가 강화되고 금리가 인상되면서 세종시 부동산 수요가 급감했다. 세종시는 단기간에 너무 많은 주택이 공급됐고, 실거주 수요보다 투자 수요가 많아지며 매물이 쌓이기 시작했다.
다른 지방 도시들은 하락세가 주춤하거나 서울은 반등세를 보였지만, 세종시는 하락폭이 오히려 커졌다. 현재 김 씨가 구매한 아파트는 5억원대까지 떨어졌다. 이는 매입가의 절반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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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부동산 시장이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며 사실상 ‘반토막’이 났다. 다른 지방에서는 하락폭이 줄어드는 모습이지만, 세종시는 오히려 하락폭이 커지고 있다.
세종시의 급락 사례는 부동산 시장에서도 기본적인 수요와 공급 법칙이 적용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과열기에 무리하게 투자하기 보다는 수요와 공급 상황, 실수요자의 움직임을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는 교훈을 남겼다.
17일 KB부동산이 발표한 주간 KB아파트시장동향 자료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2% 하락했다. 전세가격은 0.01% 상승했다. 서울 아파트 매매는 0.03%, 전세는 0.01% 상승을 기록했다.
경기도 매매가격은 0.02% 하락했으나 전세가격은 0.03% 상승했다. 수도권 전체 매매가격은 변동 없이 보합세를 유지했다. 서울의 매수우위지수는 전주 42.0에서 44.2로 소폭 상승했다.
지역별 매매가격 변동률을 보면 세종시의 하락세가 두드러진다. 세종은 일주일 만에 0.15% 하락하며 전국에서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광주(-0.01%), 울산(-0.03%), 대전(-0.04%), 대구(-0.06%), 부산(-0.06%)은 모두 하락했지만, 이전 주 대비 하락폭을 줄였다. 전남(-0.02%), 충북(-0.02%), 강원(-0.03%), 경북(-0.04%), 충남(-0.04%), 경남(-0.05%)도 하락했으나, 세종보다는 하락폭이 작았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03% 상승했다. 강남구(0.16%), 서초구(0.15%), 양천구(0.12%), 송파구(0.12%), 영등포구(0.08%) 등이 상승했다. 도봉구(-0.09%), 금천구(-0.05%), 동대문구(-0.04%), 성북구(-0.04%) 등은 하락했다.
경기도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2% 하락했지만, 하락폭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과천시(0.25%), 성남시 분당구(0.12%), 성남시 수정구(0.05%), 의왕시(0.04%), 구리시(0.04%) 등은 상승했으며, 동두천시(-0.47%), 평택시(-0.23%), 이천시(-0.17%), 용인시 처인구(-0.12%) 등은 하락했다. 인천(-0.02%)은 서구와 부평구가 보합세를 유지한 가운데, 중구(-0.08%), 계양구(-0.05%) 등 일부 지역은 하락했다.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0.01% 상승했다. 수도권은 0.02% 상승, 기타 지방은 0.03% 하락을 기록했다. 5대 광역시(0.01%)에서는 울산(0.17%), 부산(0.05%), 광주(0.03%)가 상승했으며, 대전(-0.04%), 대구(-0.07%)는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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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전세가격은 0.01% 상승했으며, 양천구(0.16%), 강남구(0.14%), 서대문구(0.07%), 종로구(0.06%) 등이 상승한 반면, 동대문구(-0.23%), 광진구(-0.09%), 은평구(-0.08%) 등은 하락했다.
경기도 전세가격은 0.03% 상승하며 매매시장과 달리 강세를 보였다. 구리시(0.39%), 과천시(0.22%), 하남시(0.21%), 양주시(0.17%), 고양시 일산서구(0.16%), 김포시(0.15%) 등이 상승했고, 안양시 만안구(-0.22%), 동두천시(-0.17%), 용인시 처인구(-0.16%) 등은 하락했다.
서울의 매수우위지수는 전주 42.0에서 44.2로 상승했으며, 인천(21.6)을 제외한 5대 광역시 중에서는 울산(34.4)이 가장 높았다. 대전(21), 대구(10.8), 부산(10.5), 광주(8.7)는 여전히 100 미만으로 ‘매도자 우위’ 시장이 지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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