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저가 요금제 적용 국가에서 한국 제외
글로벌 기업 애플과 유튜브의 한국 홀대 논란이 일고 있다. 애플은 국내 고객들의 개인정보를 중국 기업에 무단으로 넘겼고, 유튜브는 할인 요금제 출시 대상 국가에서 또다시 한국을 제외한 것으로 확인되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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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개인정보위에 따르면 지난달 개인정보위는 제1∼2회 전체회의를 열어 국내 고객의 동의를 받지 않고 4000만명의 개인정보를 중국의 알리페이로 넘긴 카카오페이와 애플페이 등에 대한 처분을 논의했다.
당시 회의 속기록을 보면 애플의 국내 대리인은 ‘알리 등 다른 기업에서 (애플의) NSF(점수)를 받아 활용한 국가는 또 어디냐’는 질문에 “클라이언트(애플 본사)에 말씀드려야 하는 상황이라 공개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다. 정확히 모르겠다”고 답했다. NSF 점수란 애플 서비스 내 여러 건의 소액결제를 한 건으로 묶어 일괄청구할 때 자금부족 가능성 등을 판단하기 위한 고객별 점수를 말한다.
앞서 개인정보위 조사에서 애플은 알리페이에 카카오페이 이용자의 결제정보 전송과 NSF 점수 산출을 위한 개인정보 처리를 위탁하면서, 위탁 사실과 정보의 국외 이전 내용을 이용자에게 알리지 않은 것이 확인돼 과징금 24억500만원을 부과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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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국내 대리인은 또 당시 회의에서 경위 입증 문건과 자료 제출 요구에도 “증빙자료가 있지 않다”, “이메일을 못 찾았다”라고 답변하는 등 모르쇠로 일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튜브도 또다시 국내 고객 홀대 논란의 중심에 섰다. 외신 등에 따르면 유튜브는 ‘유튜브 프리미엄 라이트’ 요금제 출시를 준비 중이다. 이 요금제는 기존 프리미엄 요금제처럼 광고 없이 영상을 볼 수 있지만 유튜브 뮤직, 백그라운드 영상 재생, 오프라인 다운로드 등 기능이 제한되는 저가형 멤버십이다. 가격은 프리미엄 요금제의 절반 정도로 예상되는 가운데 출시 국가로 미국과 호주, 독일, 태국 등이 거론되고 있다. 한국은 언급되는 국가에 포함되지 않았다.
현재 국내에선 구독료가 월 1만4900원인 프리미엄 요금제만 가입할 수 있다. 이마저도 2023년 12월 기존(1만450원) 대비 43% 오른 금액이다. 이외에 같은 주소에 사는 최대 5명의 가족 구성원과 계정을 공유해 프리미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가족요금제, 학생에게 최대 60%가량 요금할인을 해주는 학생요금제 등 다른 요금제는 출시되지 않았다. 가족요금제는 전 세계 42개국, 학생요금제는 80여개국에 출시돼 있는데 한국은 빠져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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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 요금제가 없는 탓에 국내 이용자들의 유튜브 이용료 부담은 상당한 편이다. 지난달 국회입법조사처 조사에 따르면 한국은 4인 가구 기준 국내총생산(GDP), 1인당 GDP가 비슷한 이탈리아보다도 유튜브 프리미엄 구독료를 월 3만원 이상 더 지불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경훈 구글코리아 사장은 지난해 국정감사에 출석해 이 같은 지적에 “모든 것을 검토하고 있다”며 미온적인 반응을 보였다.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경영학)는 “외국기업 입장에서 한국은 시장 규모가 작아 중요성이 덜하다고 판단하면 이처럼 홀대하거나 차별하는 경우가 있다”며 “굳이 과민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지만 정부나 국회, 언론에서 지속해서 문제를 제기하고 다른 나라와 비슷한 대우를 요구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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