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25% 관세를 예정대로 4일부터 시행하겠다고 발표하면서, 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 주요 지수가 급락세로 마감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649.67포인트(-1.48%) 내린 4만3191.24에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04.78포인트(-1.76%) 내린 5849.72에, 나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497.09포인트(-2.64%) 내린 1만8350.19에 거래를 마쳤다.
특히 엔비디아 등 인공지능(AI) 종목에서 하락세가 가팔랐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8.69% 급락한 114.06달러(16만6755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난 종가 기준 지난해 9월 18일(113.36달러) 이후 5개월 반만에 가장 낮은 가격이다.
이날 엔비디아 주가는 소폭 하락 출발한 뒤 장중 낙폭을 확대하며 10% 가까이 떨어지기도 했다. 시가총액도 2조7830억 달러로 감소하며 마이크로소프트(MS)에 시총 순위 2위 자리를 내줬다.
또 브로드컴(-6.05%), 대만 TSMC(-4.19%), 퀄컴(-2.26%), AMD(-1.63%) 등 반도체주들도 일제히 하락했다. 반도체 관련 종목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도 4.01% 하락했다.
이번 뉴욕증시 하락은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양대 당사국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25% 관세 부과 강행 방침으로 촉발됐다는 평이다.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이날 장 초반 한때 상승 곡선을 그리는 모습을 보이다가 같은날 오후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와 캐나다산 수입품에 대한 25% 관세가 화요일(4일)에 부과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일제히 급락했다.
미 CNBC 방송은 “두 동맹국과의 막판 협상 결과에 대한 투자자 희망이 꺾였다”며 “물가 상승을 위시한 미국 시장 전망 우려가 급속도로 확산했다”고 짚었다.

AP통신도 ‘캐나다와 멕시코 수입품 관세를 낮출 수 있는 협상의 여지가 없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한마디가 월가를 강타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시작되는 변동성은 지난 몇 주간 뉴욕증시에서 관찰된 불안정한 상황과도 연결돼 있다.
앞서 지난달 미국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는 보고서들이 나오면서, 미국 주식 시장은 출렁이기도 했다.
’오션파크자산관리’ 최고 투자책임자인 제임스 오빈은 로이터통신에 “트럼프 정책에 불확실성이 많은데, 이는 유리병 반이 (물로) 가득 차 있다는 사고방식을 뒷전으로 밀어내고 유리병이 반이나 비어 있다는 관점을 불러온다”고 말했다.
또한 미국 행정부가 엔비디아가 제조하는 저사양의 AI 칩도 중국에 수출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반도체 종목의 불확실성을 키웠다는 평이다.

미즈호 증권은 “엔비디아가 대중국 AI 칩 수출 허가와 관련해 상당한 새로운 제한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는 하반기 엔비디아 매출에 40억∼60억 달러의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금 현물은 오후 2시 4분(동부 표준시) 기준 온스당 1.1% 상승한 2890.57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금 선물의 경우엔 1.8% 상승한 2901.1달러에 마감했다.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이날 뉴욕증시 마감 무렵 4.16%로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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