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선고 일정이 사실상 이번주를 넘길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탄핵 인용 여부를 두고 근거 없는 지라시들이 공유되고 있다. 각종 억측이 난무하면서 지지자간 분열이 가속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각종 온라인커뮤니티와 오픈채팅방에는 13일 ‘헌법재판소, 12일 윤석열 탄핵기각 확정! 내부격론끝 4대4 기각’이라는 제목의 글이 공유됐다. 해당 글은 “민주당 법사위원실을 중심으로 대통령 탄핵 기각설이 광범위하게 확산 중”이라며 “결론은 14일 늦어도 18일에 윤석열이 탄핵기각으로 직무복귀 한다는 것”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어 “헌재와 실시간 소통 가능한 민주당이 탄핵기각 정보 입수한 것으로 파악했다”며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탄핵인용은 물 건너갔다. 법리에서 이기고도 여론전에서 완패했다. 특히 구속취소 상황을 대비 못한 건 통탄할 일’이라며 기자에게 하소연했다”고 주장했다.

헌재가 내부 회의를 철저히 비공개로 하고 있는 만큼 이는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 윤 대통령 탄핵 선고가 역대 대통령 중 최장 심리 기간을 기록하게 되면서 각종 지라시가 생성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미 지난달 말부터 비슷한 내용의 지라시가 잇따랐다. ‘헌법재판소 내부 이상 기류 포착, 윤 탄핵 기각 유력’이라는 지라시에는 재판관들의 심의 결과 4대4 구도가 확정돼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기각이 확실시 됐다는 내용이 적혔다. 최소 3명 이상의 재판관들이 강력하게 탄핵 기각을 주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른 지라시는 ‘윤통 탄핵심판 4대4 기각 유력하다’며 “재판관들이 곧 퇴임할 문형배, 이미선 재판관에 거리를 두고 있다”는 근거 없는 주장이 담겼다.
지난 10일에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의 업무지원 태스크포스(TF) 조직에 대한 해단식이 열렸다는 지라시가 돌았다. 공직사회가 대통령 복귀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는 설명이 달렸다. 하지만 해당 부처가 “사실 무근”이라고 진화에 나서면서 가짜뉴스로 판명됐다.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당시에도 “5대 3으로 기각 된다”, “2명이 이견을 내 합의가 불발됐다”, “탄핵 시 치킨과 주유가 공짜로 제공된다” 등 근거 없는 지라시가 공유됐다. 하지만 만장일치로 탄핵안이 인용됐고 일명 각종 탄핵 이벤트도 가짜뉴스로 판명 났다. 이때 역시 언론사 기자나 경찰 고위간부가 쓴 것처럼 꾸며진 각종 지라시가 나돌았다.
윤 대통령의 탄핵 선고를 앞두고 집회가 과열되고 있는 만큼 전문가들은 이런 가짜뉴스를 특별히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사실과 해석을 구분하지 않은 가짜뉴스 문제가 심각하다”며 “미디어에 대한 분석 없이 주어진 정보를 그대로 받아들이면 필터버블(선택적 정보 노출에 의한 편향)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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