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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조작’ 조폭이 기획하고 선수가 실행

입력 : 2011-06-09 22:08:20 수정 : 2011-06-09 22: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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錢主는 베팅못해 돈만 날려… 조폭은 거액 챙겨
檢, 돈 받은 선수 등 18명 적발… 3경기 더 수사
지난 4월 열렸던 프로축구 러시앤캐시컵 경기를 대상으로 한 승부조작은 폭력조직 출신 브로커들이 스포츠토토에서 거액의 배당금을 챙기기 위해 전주(錢主)로부터 돈을 받아 선수들을 매수해 저지른 범행으로 검찰이 결론을 내렸다. 검찰은 지난해 K-리그 정규경기를 포함해 3개 경기에서 승부조작 혐의를 확인하고 계속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폭 출신 브로커, 승부조작 주도

창원지검 특수부(부장검사 이성희)는 9일 프로축구 승부조작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브로커들로부터 1억2000만원과 1억원을 받고 ‘러시앤컵 2011’ 경기 승부를 조작했거나 공모한 혐의(국민체육진흥법 위반)로 대전시티즌 미드필더 박모(26)씨와 광주FC 골키퍼 성모(31)씨 등 현직 프로축구 선수 5명을 구속기소했다.

또 검찰은 돈을 받고 승부조작에 가담한 대전시티즌 곽모(27) 선수와 승부조작 경기에 불법 베팅한 포항스틸러스 김모(35)씨 등 선수 5명과 매수 자금을 댄 이모(31)씨 등 전주 2명 등 7명을 불구속기소했다. 이들 전주 2명은 선수매수 자금 2억8000만원을 건넸으나 정작 자신들은 베팅하지 못하고 돈만 날렸으며 수사에 협조해 불구속기소됐다.

또 브로커 배후에서 승부조작을 모의하고 1억9000만원을 베팅해 6억2000만원 상당의 배당금을 챙긴 조직폭력배 김모(29)씨 등 2명을 국민체육진흥법 위반과 사기혐의로 기소중지했다.

따라서 이번 승부조작 사건에 연루된 사람은 이미 구속기소된 브로커 2명과 군검찰에 구속된 김동현(26·상주상무), 자살한 정종관(30·서울유나이티드) 선수 등을 포함해 모두 18명으로 집계됐다. 검찰은 이미 구속기소된 브로커 2명 가운데 경남 창원시를 근거로 한 북마산파 조직원 출신인 김모(27)씨가 이번 승부조작을 기획하고 실행에 옮기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파악했다.

◆선수들 150만∼4000만원 받고 경기 져줘

검찰은 대전시티즌 선수들이 고의로 경기를 져 준 구체적인 방법을 공개했다. 검찰에 따르면 대전시티즌 선수 7명은 지난 4월6일 열렸던 ‘러시앤캐시컵 2011’ 대회 포항스틸러스와의 경기에 출전해 승부를 조작하는 대가로 같은 팀 미드필더 박씨가 브로커로부터 받았던 1억2000만원을 경기 전에 나눠 받았다.

골키퍼와 수비수, 미드필더 등 실점을 유도하기가 쉬워 승부조작에 기여할 가능성이 큰 선수들과 고참 선수들은 1100만원에서 4000만원까지 챙겼다. 반면 공격수면서 후배선수들은 150만원에서 600만원씩밖에 받지 못했다.

수비수와 미드필더는 상대팀 공격수로부터 볼을 빼앗을 수 있는데도 형식적으로 수비하는 시늉만 하는 방법으로 승부조작을 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또 고의 파울을 해서 퇴장을 당하거나 다른 수비수와 조율하지 않고 독자행동으로 수비라인을 흐트러트렸다.

공격수는 득점 기회에도 득점을 하지 않는 등 적극적인 공격을 하지 않고 슈팅하더라도 골대 바깥으로 나가도록 공을 차 실수임을 가장했다는 것이 검찰의 분석이다.

골키퍼는 상대 공격수의 슈팅 각도를 최소화하기 위해 골대 앞으로 나가면서 수비해야 하지만 골대 근처에 서서 공격수의 슈팅을 허용하는 등 적극적으로 수비하지 않았다고 검찰은 밝혔다. 출전선수 11명 중에 7명이 이 같은 방법으로 승부조작에 가담하면서 대전시티즌은 포항스틸러스에 0대 3으로 졌다.

창원=안원준 기자 am33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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