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KT광화문지사 앞. 배트맨이 나타나 이상봉 디자이너를 뿅망치로 벌하는 퍼포먼스가 진행됐다. ‘2014년 청년착취대상’을 수상한 이상봉 디자이너가 ‘열정페이’ 사태를 해결하지 않은 채 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장 임기를 마치고 물러나는 것을 규탄하기 위해 패션노조·알바노조·청년유니온이 준비한 퍼포먼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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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 앞에서 패션노조, 알바노조, 청년유니온 등 3개 단체가 기자회견을 열고 “이상봉 한국패션디자이너협회장이 열정페이 문제 해결 등의 약속을 지키지 않은 채 무책임하게 퇴임했다”며 이회장을 규탄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2016.05.11./하상윤 기자 |
하지만 청년유니온 김민수 위원장은 이날 “열정페이 문제의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이 회장이 1년 전 대국민 사과와 함께 밝힌 약속을 전혀 이행하지 않고 임기를 마쳤다”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운영된 3자 협의체(3개 청년단체·전순옥 의원실·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는 파행 끝에 결과물을 남기지 못하고 해산 수순을 밟게 됐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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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 앞에서 패션노조, 알바노조, 청년유니온 등 3개 단체가 기자회견을 열고 “이상봉 한국패션디자이너협회장이 열정페이 문제 해결 등의 약속을 지키지 않은 채 무책임하게 퇴임했다”며 규탄하고 있다./2016.05.11./하상윤 기자 |
그러나 양식을 만든 뒤 전문가 감수를 받고 연합회의 검토까지 거쳐 마련된 설문조사는 완성되지 못했다. 지난해 12월부터 한 달 동안 진행됐지만 응답률이 극히 저조했기 때문이다.
연합회에 따르면 패션디자이너업체의 84%가 평균 2.8명의 임시·계약직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협의체는 연합회 소속 디자이너가 약 300명임을 감안할 때 1000명이 넘는 표본을 통해 보고서를 완성하겠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실제 응답자 수는 25명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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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 앞에서 패션노조, 알바노조, 청년유니온 등 3개 단체가 기자회견을 열고 “이상봉 한국패션디자이너협회장이 열정페이 문제 해결 등의 약속을 지키지 않은 채 무책임하게 퇴임했다”며 규탄하고 있다./2016.05.11./하상윤 기자 |
이후 설문조사를 다시 진행하려는 연합회 측의 노력이 있었지만 물거품이 됐다. 지난 3월 패션위크가 진행돼 연합회가 제대로 참여하지 못했고, 4월 이후에는 총선과 업무 등으로 전 의원 측의 일정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전날인 10일 연합회 임시총회를 끝으로 이 회장의 임기가 마무리됐다. 청년단체 측에서 ‘이 회장이 시간만 끌며 회피했다’는 반발이 나온 배경이다. 임시총회에서는 후보 3명 중 새 회장이 선출될 예정이었지만 정족수 미달로 파행돼 연합회는 향후 1달여 동안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운영된다. 사실상 운영회가 행정력을 상실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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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 앞에서 패션노조, 알바노조, 청년유니온 등 3개 단체가 기자회견을 열고 “이상봉 한국패션디자이너협회장이 열정페이 문제 해결 등의 약속을 지키지 않은 채 무책임하게 퇴임했다”며 이회장을 규탄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2016.05.11./하상윤 기자 |
김준영 기자, 사진=하상윤 기자 papeniqu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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