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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냥도 안 되는 광복회장의 망나니짓” “지지율 떨어지니 반일장사 하나?”

입력 : 2020-08-16 06:00:00 수정 : 2020-08-15 22:4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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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웅 광복회장, 광복절 기념사 논란 / “친일청산은 국민의 명령… 이승만 친일파와 결탁, 안익태는 민족반역자” / 통합당 의원들 맹비난 “광복회장은 파직해야” / 원희룡 즉석연설 화제… 제주 광복절 경축식 파행

 

‘친일청산’을 주장하는 김원웅(사진) 광복회장의 ‘제75주년 광복절’ 기념사에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그의 ‘파직’을 요구하며 맹비난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예정에 없던 즉석연설로 그의 기념사를 비판해 화제가 됐다.

 

김기현 통합당 의원은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참을 수 없는 모욕을 느낀다”라며 “위안부 할머니들을 앞세워 자신의 배를 채운 민주당 윤미향 의원 같은 사람도 정의의 이름으로 심판하지 못하는 주제에 어디에 대고 친일청산 운운하냐”고 적었다.

 

이어 그는 “깜냥도 안 되는 광복회장의 망나니짓에 광복절 기념식이 퇴색돼버려 안타깝고 아쉽다”라며 “정작 일본에는 한마디도 제대로 못 하면서, 거꾸로 국민을 상대로 칼을 겨누고 진영논리를 부추기는 사람은 광복회장의 자격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당 허은아 의원 역시 “사회 분열의 원흉이 된 김원웅 회장의 기념사는 도저히 대한민국 광복회장의 입에서 나올 수 없는, 아니 나와서는 안 될 메시지였다”라며 “반일 친북, 반미 친문의 김원웅 회장은 파직돼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이 기념사는 광복회장 입에서 나올 것이 아니라 조선노동당 선전선동부장 김여정 입에서 나올법한 메시지”라며 “정권 지지율이 떨어지니 ‘반일 장사’를 하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미래통합당 허은아 의원. 연합뉴스

 

◆ 김원웅 “친일·반민족 인사 69명, 국립현충원에 안장… 안익태는 민족반역자”

 

김 회장은 광복절 기념사에서 “친일·반민족 인사 69명이 지금 국립현충원에 안장돼 있다”, “현충원 명당에 독립군 토벌에 앞장선 자가 묻혀 있다”, “친일청산은 국민의 명령”, “대한민국은 민족반역자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유일한 나라”, “우리 역사의 주류는 친일이 아닌 독립” 등 친일청산을 강조했다.

 

특히 “이승만이 친일파와 결탁했다”, “애국가 작곡한 안익태는 민족반역자” 등 다소 민감한 이슈도 언급했다.

 

통합당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김원웅 회장의 과거 공화당·민정당·한나라당 시절을 꼬집으며 ‘부역자’라고 비판했다.

 

그는 “친일 잣대만으로 이승만을 비난하고 안익태를 민족반역자로 저주한다면, 독재 잣대만으로 김원웅은 부역자로 비난받아야 한다”라며 “진보 진영이 저주해 마지 않는 박정희의 공화당에 공채 합격해서 전두환의 민정당까지 당료로 근무한 김원웅, 한나라당 창당에 참여해 한나라당 후보로 당선된 김원웅의 역사는 어떻게 지우시겠느냐”고 했다.

 

이어 “김 회장이 국회의원과 광복회장을 역임하셨으니 돌아가신 후 현충원에 안장되실지 모르겠지만, 친일 잣대만으로 파묘하자는 민주당식 과거 청산이라면 독재의 후예이자 부역자라고 훗날 진보 족속들이 회장님 묘소도 파헤치자고 할까 봐 걱정”이라고 비꼬았다.

 

 

◆ 원희룡 제주지사 “이편저편 나누는 편향된 역사, 동의하지 않는다”

 

이날 제주시 조천체육관에서 열린 광복절 경축식에서 김률근 광복회 제주도지부장이 대독한 김 회장의 기념사를 들은 원희룡 지사는 미리 준비해 간 축사 대신 김 회장의 기념사에 반박하는 즉석연설에 나섰다.

 

원 지사는 “결코 동의할 수 없는 편향된 역사만이 들어가 있는 이야기를 ‘기념사’라며 광복회 제주지부장에게 대독하게 한 이 처사가 매우 유감”이라며 “제주도지사로서 (내용에) 결코 동의할 수 없다는 걸 분명히 밝힌다”라고 말했다.

 

원 지사는 “조국 독립을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운 분들 진심으로 존경하고, 그분들의 뜻을 기리기 위해 저희 평생 후손 대대로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친일세력으로 비판받는 분 중에는) 태어나 보니 일본 식민지였고, 거기에서 식민지의 식민으로 살아가면서 선택할 수 없는 인생경로를 살았던 많은 사람이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비록 모두가 독립운동에 나서지 못했지만 식민지 백성으로 살아갔던 게 죄는 아니다”라며 “앞잡이들은 단죄를 받아야겠지만 인간은 한계가 있고, 특히 역사 앞에서 나라를 잃은 주권 없는 백성은 한없이 연약하기만 하다.”고 했다.

 

원 지사는 “지금 75주년을 맞은 광복절에 역사의 한 시기에 이편저편 나눠 하나만이 옳고 나머지는 모두 단죄받아야 되는 그런 시각으로 역사를 조각내고 국민을 다시 편 가르기 하는 그런 시각에는 결코 동의할 수 없다”라면서 “앞으로 이런 식의 기념사를 또 보낸다면 저희는 광복절 경축식의 모든 행정 집행을 원점에서 검토하겠다. 특정 정치 견해의 집회가 아니다”라고 광복회 측에 경고했다.

 

이같은 원 지사의 연설에 일부 광복회원과 독립유공자, 유족들은 “왜 친일을 옹호하나?”, “이념적인 발언하지 말라”고 소리쳤다. 이에 독립유공자 포상을 받은 일부 유족이 불쾌감을 드러내며 행사장을 떠나는 등 행사는 파행됐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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