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차 어린이집 교사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고충을 토로하는 한편, 가정에서 이뤄질 수 있는 아동 학대에 대한 경각심을 전했다.
지난 1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점점 이상해지는 아이들의 상태와 부모들의 갑질에 퇴사를 고려하고 있다”는 교사 A씨의 토로가 전해졌다.
아이들이 좋아서 일을 시작했다는 A씨는 최근 ‘맘충’이라고 불리는 이들을 직접 경험했다며 “자기 아이가 너무 소중해서 이기적으로 행동하는 건 그나마 이해라도 되는데 요즘은 과잉보호보다 방임하는 부모들이 많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어린이집 아동학대가 주기적으로 보도되지만, 현실에서 아동학대가 가장 많이 일어나는 곳은 가정인 것 같다”며 “집 안에 CCTV 설치해놓고 지켜보지 않으니 드러나지 않을 뿐, 폭력까진 아니더라도 아이 방치하는 부모들이 생각보다 정말 많다”고 밝혔다.
이어 “기본적으로 먹이고 씻기고 입히는 것도 못 해서 일주일 내내 머리를 안 감고 오질 않나, 주말 지나면 곰팡이 핀 도시락 들고 오는 일도 흔하다”며 “대단한 부모 노릇 하라는 게 아닌데 본인은 아이에게 기본적인 도리도 안 하면서 꼭 그런 부모들이 어린이집에서는 시터 고용한 것처럼 어린이집 교사가 모든 걸 일대일로 다 해주길 바란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그동안 1000명 이상의 아이들과 그 부모들을 봐왔는데 부모가 이상하다 싶으면 아이도 100% 이상하다. 이들은 진상짓, 갑질하면서 자기가 진상인 줄 모른다”며 “문제없이 잘 다니는 아이들 부모는 말이라도 늘 감사하다고 해주고 아이가 잘 다니니 불평불만도 없다. 다 남 탓한다. 자기 애만 정상이라고 한다”는 생각을 나타냈다.
A씨는 글을 적은 이 날도 한 아이의 부모에게 “아이가 열이 난다”고 전화를 하자 “바쁜데 왜 자꾸 전화하냐”며 짜증내는 답을 받았다면서 “기본적으로 어린이집 교사는 다 아이 좋아하는 분들이니 부모님께서 신뢰해주면 선순환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A씨의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부모 성품과 아이 인성은 비레더라”,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는 말이 딱이다”, “가정에서부터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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