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호 서울경찰청장 규탄, 사과 요구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불법시위는 지구 끝까지 쫓아 사법처리하겠다’고 한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을 규탄하면서 1주일 만에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재개했다.
전장연은 27일 오전 7시30분쯤 서울 4호선 혜화역에서 ‘31차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라는 제목의 기자회견을 열고, 3호선 충무로역에서 환승해 서울경찰청이 있는 경복궁역까지 시위를 이어갔다. 경복궁역에서 하차한 뒤에는 도보로 서울경찰청을 항의 방문하기도 했다.
다만 이날은 지하철을 타고 내리는 방식의 시위는 하지 않아 지하철 운행이 지연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전장연 측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 청장을 성토하면서 사과를 요구했다.
앞서 그는 지난 20일 전장연 시위와 관련해 “시민의 발을 묶어 의사를 관철하려는 상황”이라며 “불법행위는 지구 끝까지 찾아가서라도 사법처리하겠다”고 발언한 바 있다.
전장연은 이 자리에서 “김 청장이 우리를 흉악범처럼 취급한 데 대해 강하게 규탄한다”며 “망언에 대해 공식 사과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김 청장의 얼굴이 담긴 피켓을 목에 건 전장연 회원들은 “김 청장의 말은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라며 “지구 끝까지 가기 위해 출근길 지하철을 탈 것”이라고 비꼬았다.
또 기획재정부를 향해서는 “지난 24일 전장연과의 직접적인 실무 협의를 거부하고, 형식과 내용에 대한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타 법정 장애인 단체와 간담회를 기재부 복지예산과장과 진행하겠다고 통보해 왔다”며 “그런데도 우리는 오는 29일 간담회 자리에 나가 2023년 장애인 권리예산 반영에 대한 절박한 필요성과 구체적인 예산 요구안을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재부와의 간담회가 성사됨에 따라 향후 출근길 시위는 당분간 유보한다는 계획이다.
전장연은 앞서 지난 4월22일에도 지하철 탑승 시위를 잠정 중단했었다. 이후 지하철에 탑승하는 이른바 ‘오체투지’ 시위와 대통령 출근 경로 인근 도로 행진 등을 이어왔고, 지난 13일에는 52일 만에 지하철 탑승 시위를 재개했었다.
이들은 ▲2023년 장애인 활동지원 예산 2조9000억원 편성 ▲권리 기반 활동 지원제도 정책 마련 ▲2023년 탈시설 자립 지원 시범사업 예산 807억원 편성 ▲기존 거주시설 예산의 탈시설 예산 변경 사용 ▲장애인 이동권 예산제도 개선 ▲만 65세 미만 노인 장기요양 등록 장애인의 활동지원 권리 보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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