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 김민재·‘허리’ 이강인 이탈 악재
공백 메울 ‘사령관’ 황인범 어깨 무거워
홍 감독, ‘프레시’한 젊은 선수 중용 시사
위기마다 팀 구한 손흥민 활약도 기대
약체 오만과 비겨 팬심 싸늘… 승리 절박
한국 축구대표팀이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으로 향하는 관문에서 가장 큰 난적 요르단을 만난다.
‘수비의 핵’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이탈하며 후방에 문제를 드러낸 데다 ‘허리 라인’ 중심인 이강인(파리 생제르맹)과 백승호(버밍엄시티)도 부상으로 빠지면서 분위기가 좋지만은 않다. 하지만 ‘캡틴’ 손흥민(토트넘)이 건재하고, ‘중원 사령관’으로 불리는 황인범(페예노르트)도 돌아와 요르단전 승리에 대한 기대감을 지폈다.

‘홍명보호’는 25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요르단과 아시아지역 3차예선 8차전을 치른다. 대표팀은 당초 지난 19일 오만전에서 승리한 뒤 요르단까지 잡고 월드컵 11회 연속 진출을 조기에 확정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손흥민과 이재성(마인츠), 황희찬(울버햄프턴) 등 쟁쟁한 유럽파 선수들을 데리고도 FIFA 랭킹 80위인 오만을 상대로 1-1 무승부를 기록하는 졸전을 펼쳤다.
라이벌 일본이 개최국을 제외하고 북중미 월드컵 본선 진출을 가장 빨리 확정하면서 홍 감독을 향한 비판 여론이 고조됐다.
한국은 4승3무(승점 15)로 여전히 B조 1위에 있긴 하나 위태로운 처지다. 7차전에서 팔레스타인을 3-1로 물리친 요르단(3승3무1패·승점 12)은 턱밑까지 쫓아왔다. 만약 대표팀이 요르단에 지면 1위 자리를 내줄 수 있다. 또 B조 최약체 팔레스타인을 만나는 이라크(3승3무1패·승점 12)도 승리할 경우 승점 15를 기록하게 돼 B조 순위 싸움은 더욱 치열해진다.
FIFA 랭킹으로 본 객관적 전력은 한국(23위)이 요르단(64위)보다 훨씬 앞서고, 상대 전적도 4승3무1패 우위다. 가장 최근인 지난해 10월11일 경기에서도 2-0 승리를 거뒀다. 다만 요르단이 완전체를 이뤘다는 점은 부담이다. 지난해 10월 맞대결 당시 빠졌던 공격수 무사 알타마리(스타드 렌)와 야잔 알나이마트(알아라비)가 대표팀 수비 빈 공간을 노리고 있다. K리그1 FC서울에서 뛰는 중앙 수비수 야잔(등록명 야잔)이 한국팀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어 주의해야 한다.
홍 감독은 24일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선수들의 컨디션이 많이 나아졌다. 전체적으로 첫 경기보다는 모든 면이 좋아졌을 걸로 기대한다”며 “산불로 국가재난이 심각한 상황에서 대표팀이 조금이나마 힘이 될 수 있도록 꼭 승리로 경기를 마무리하겠다”고 의욕을 다졌다.
위기에 빠진 대표팀의 해결사로 손흥민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손흥민은 대표팀이 답답한 경기력을 보인 지난해 11월 3차예선 6차전 팔레스타인과의 경기에서 동점골을 뽑아내며 1-1 무승부를 이끌었다. 5차전 쿠웨이트와 경기에서도 페널티킥을 유도한 뒤 득점까지 터트리며 3-1 승리를 지휘했다.
황인범이 돌아온 것도 호재다. 지난해 12월부터 종아리 부상으로 뛰지 못했던 황인범이 요르단전에서는 40분 정도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 홍 감독은 “황인범은 생각보다 좀 더 몸 상태가 좋고, 본인 의지도 강하다”며 “미리 얘기할 순 없지만, 어느 시점에서는 분명히 선수를 보호해야 한다. 오늘 훈련을 통해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이강인과 백승호, 정승현의 부상으로 텅 비어버린 중원에는 황인범 외에도 새 얼굴들을 중용할 뜻을 내비쳤다. 그는 “부상 선수 포지션에 다른 선수가 나가는 건 당연하다. ‘프레시’한 선수가 몇몇 있다”고 말했다. 이번 대표팀에는 양현준(셀틱)을 비롯해 2006년생 윙어 양민혁(퀸스파크 레인저스), 엄지성(스완지 시티), 배준호(스토크 시티) 등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을 누비는 비교적 프레시한 영건들이 나란히 승선했다.
한편 이번 경기에서는 4만 관중이 참여하는 카드섹션 응원이 펼쳐진다. 붉은악마가 기획한 카드섹션 문구에는 월드컵 본선 진출에 대한 염원이 담길 예정이다. 카드섹션이 펼쳐지는 건 2022년 6월 이집트전 이후 3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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