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가끔씩 가슴이 답답하거나 외로움이 밀려올때면 이곳을 찾곤한다. 그런 이유로 이곳은 나에게 비밀의 정원이나 다름없다. '샤를로텐부르크 성' 말이다.
사람들은 궁전의 화려함이나 볼거리에 치중하지만, 솔직히 난 궁전에는 별 관심이 가질 않는다. 이 궁전은 17C에 프리드리히 1세 왕의 부인인 샤를로텐 여왕의 여름 별장 용도로 지어진 궁전이다.
특히, 이 궁전은 베를린에서 흔히 볼 수 없는 바로크 양식 건물의 대표작이라고 하나 전쟁때 불에 탄 후 지금도 복원 공사가 한창이다. 프랑스나 영국에 있는 궁전들 같이 화려하지는 않지만, 서베를린의 중심지에 자리잡고 있는 이 궁전은 도시생활에서 지친 사람들에게 휴식을 주기에 충분하다.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넓은 궁전의 정원과 울창하게 우거진 나무들이 마치 수목원에 온 듯한 기분이 들 정도다. 이 곳에서는 아침부터 조깅을 즐기는 사람들과 산책을 하는 노인들, 벤치에 앉아 책을 읽는 사람들을 흔히 만날 수 있다.
바쁘고 정신없는 도시생활을 접고 이곳에 있자면 잠시나마 시골에 온 듯한 생각이 들어 마음이 편안해진다. 멀리서 밀려오는 흙냄새와 시원한 바람, 보고만 있어도 낭만적인 호수는 지친 일상에 그나마의 위안을 준다.

독일에는 이와 같은 공원들이 많이 조성되어 있다. 특히 나무를 아끼며 나무를 사랑하는 민족이기에 각 나무마다 번호가 새겨져 있으며 나무 하나하나를 시에서 관리한다고 한다. 공원에 있는 나무뿐만 아니라 거리의 가로수까지 일일이 관리한다니 독일의 나무 사랑을 몸소 느낄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독일에서는 크고 우거진 나무정원을 자주 만날 수 있다. 아마도 샤를로텐부르크 성(Schloss Charlottenburg)이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공원이 된것도 우거진 나무의 정원이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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