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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문화탐방 ③-샤를로텐부르크 성

입력 : 2007-12-26 09:12:18 수정 : 2007-12-26 09: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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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끔씩 가슴이 답답하거나 외로움이 밀려올때면 이곳을 찾곤한다. 그런 이유로 이곳은 나에게 비밀의 정원이나 다름없다. '샤를로텐부르크 성' 말이다. 

사람들은 궁전의 화려함이나 볼거리에 치중하지만, 솔직히 난 궁전에는 별 관심이 가질 않는다. 이 궁전은 17C에 프리드리히 1세 왕의 부인인 샤를로텐 여왕의 여름 별장 용도로 지어진 궁전이다. 

특히, 이 궁전은 베를린에서 흔히 볼 수 없는 바로크 양식 건물의 대표작이라고 하나 전쟁때 불에 탄 후 지금도 복원 공사가 한창이다. 프랑스나 영국에 있는 궁전들 같이 화려하지는 않지만, 서베를린의 중심지에 자리잡고 있는 이 궁전은 도시생활에서 지친 사람들에게 휴식을 주기에 충분하다.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넓은 궁전의 정원과 울창하게 우거진 나무들이 마치 수목원에 온 듯한 기분이 들 정도다. 이 곳에서는 아침부터 조깅을 즐기는 사람들과 산책을 하는 노인들, 벤치에 앉아 책을 읽는 사람들을 흔히 만날 수 있다. 

바쁘고 정신없는 도시생활을 접고 이곳에 있자면 잠시나마 시골에 온 듯한 생각이 들어 마음이 편안해진다. 멀리서 밀려오는 흙냄새와 시원한 바람, 보고만 있어도 낭만적인 호수는 지친 일상에 그나마의 위안을 준다.
 
이곳을 들르는 여행객들은 주로 화려한 금박장식의 궁전장식에 집착하는 듯 하지만, 새로 복원한 궁전의 겉모습보다 오래전부터 이곳을 지켜온듯한 이곳의 우거진 나무와 정원이야말로 여름별장의 용도인 이 궁전의 참 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독일에는 이와 같은 공원들이 많이 조성되어 있다. 특히 나무를 아끼며 나무를 사랑하는 민족이기에 각 나무마다 번호가 새겨져 있으며 나무 하나하나를 시에서 관리한다고 한다. 공원에 있는 나무뿐만 아니라 거리의 가로수까지 일일이 관리한다니 독일의 나무 사랑을 몸소 느낄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독일에서는 크고 우거진 나무정원을 자주 만날 수 있다. 아마도 샤를로텐부르크 성(Schloss Charlottenburg)이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공원이 된것도 우거진 나무의 정원이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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