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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신년특집] 서해안시대, 인천대교를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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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8-01-02 14:50:00 수정 : 2008-01-02 14: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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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종도~송도 잇는 21km..동북아 허브의 동맥
‘서해안 시대’가 활짝 열리고 있다. 갯벌을 매립한 53.3㎢(1611만평)의 부지에 건설되는 송도국제도시에는 랜드마크인 151층짜리 인천타워와 인천신항, 국제업무단지 등이 들어서고 정보기술(IT)·생명공학(BT) 등 첨단 산업단지도 조성된다. 

총 길이 21.27㎞로 세계에서 5번째로 긴 사장교인 인천대교도 웅장한 자태를 드러냈다. 인천에서 자동차로 1시간 정도 떨어진 충남 당진 현대제철소에는 일관제철소 건설사업이 한창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태안군 서산간척지에는 자연 친화적인 관광레저도시가 건설돼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외국 관광객을 유치해 외화가득률을 높이게 될 전망이다. 무자년(戊子年) 새해를 맞아 서해안 시대를 열어젖히는 현장을 둘러봤다.

편집자 주


지난달 27일 인천시 연수구 동춘동 인천대교 제작장. 입구에 들어서자 블록처럼 생긴 길이 2∼3m짜리 콘크리트 구조물들이 2층 높이로 가지런히 쌓여 있다. 부지 면적이 12만5620㎡에 달하는 제작장에서는 근로자 1000여명이 작업에 몰두하고 있었지만 예상과 달리 조용했다. 이곳에서는 해상 공사에 사용할 3∼50m짜리 거더(상판)를 만들고 있었는데 철근망을 만드는 작업 등이 자동으로 이뤄졌다. 콘크리트가 타설된 상판은 스팀으로 양생되기 때문에 제작시간이 단축될 뿐 아니라 품질도 이전보다 훨씬 좋아졌다는 평가다. 공사가 끝날 때까지 상판은 50m짜리 163개, 20m짜리 24개, 3∼4m짜리 816개를 만들어야 하는데, 지금까지 모두 658개를 제작했다고 한다.
제작장 뒤편에 자리 잡은 선착장에서 인천대교 해상 공사현장으로 향하는 보트를 탔다. 20분 정도 달리자 짙은 해무에 가려 형체만 보이던 인천대교 주탑이 웅장한 모습으로 다가왔다. 주탑 높이는 63빌딩(249m)과 비슷한 230.5m에 달하는데 현재 203m까지 올라갔다. 주탑은 4∼5일에 4m씩 올려져 오는 2월 말 완공된다.
◆세계에서 5번째로 긴 사장교=동북아 경제중심지의 관문이 될 인천대교가 위용을 드러내고 있다. 영종도와 인천 송도신도시를 잇는 길이 21.27㎞에 이르는 인천대교는 2005년 7월 착공된 지 17개월 만인 지난해 12월초 사장교 구간 상판 상량식을 무사히 마쳤다. 2009년 10월 개통 예정이며, 현재 공정률은 61%. 인천대교는 민자로 건설되는 해상구간 12.34㎞와 인천공항고속도로·제3경인고속도로와 연결되는 국고구간 8.93㎞로 구성된다. 총 사업비는 2조3593억원으로 민자구간에만 1조5914억원이 투입돼 1m를 건설하는 데 1억원 이상이 든다.
인천대교는 ‘역Y자’ 모양의 교각을 세운 뒤 케이블을 상판과 연결하는 사장교 방식으로 건설된다. 사장교와 비슷한 것이 현수교인데, 현수교는 메인케이블을 교각에 건 뒤 상판을 들어올린 앵커를 메인케이블에 거는 방식이다.
인천대교는 서해대교(7.3㎞)와 영종대교(4.4㎞) 등 다른 대교와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국내 최대 길이를 자랑한다. 사장교 주탑 간 거리를 기준으로도 중국 수통대교, 미국 스톤커터대교 등에 이어 세계에서 5번째다.
◇영종도와 인천 송도신도시를 잇는 길이 21.27㎞의 인천대교 건설현장에서 3000t짜리 대형 크레인을 이용한 상판 설치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삼성물산 제공

◆첨단기술의 집합체=인천대교 건설에는 첨단기술이 총동원되고 있다. 영종대교는 바닷물을 막고 주탑을 가설했지만 인천대교는 지름 3m짜리 강관 24개를 지하 60m까지 박고 그 위에 주탑을 세우고 있다. 또 세계 최초로 무게 1350t, 길이 50m짜리 상판을 공장에서 미리 제작해 대형 크레인으로 끌어올리는 공법을 채택하고, 설계와 시공을 동시에 하는 ‘패스트 트랙(Fast Track) 방식으로 짓고 있어 서해대교보다 2년6개월 짧은 4년4개월 만에 공사가 완공된다.
인천대교 주탑 교각 주위에는 선박충돌 보호공이 설치된다. 이 보호공은 10만t의 선박이 기관 고장으로 교각과 충돌하더라도 좌초되지 않도록 설계된다. 인천대교는 특히 규모 7의 지진, 초속 72m의 풍속에도 견딜 수 있도록 세워진다.
◆경제적 효과는=동쪽으로 경제자유구역인 송도국제도시와 서쪽으로 동북아의 허브 공항인 인천국제공항을 연결하는 인천대교가 완공되면 경제적 파급효과가 클 전망이다. 무엇보다도 인천경제자유구역인 송도신도시와 청라·영종지구, 용유·무의도 해상 레저단지 등의 개발이 더욱 촉진될 것으로 보인다. 인천 도심과 수도권 이남에서 인천의 북쪽 끝까지 올라갈 필요 없이 공항과 바로 연결돼 통행거리는 13㎞ 이상, 시간상으로는 40분 이상이 단축된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민운홍 부장은 “인천대교 건설에 따른 경제적 효과는 총생산 유발 3조8900억원, 부가가치 유발 1조5163억원, 고용 유발 4만800여명 등에 이를 것”이라며 “인천대교는 지역경제뿐 아니라 국가경제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천=신진호 기자


“인천대교는 단순히 차량만 오가는 교량이 아닌, 한국을 상징하는 랜드마크가 될 겁니다.”

김화수(49·사진) 인천대교 건설현장소장(삼성물산 건설부문 상무)은 “주 경간이 800m로 세계에서 5번째로 긴 사장교를 건설한다는 사실에 가슴이 벅차다”며 “인천대교는 제3경인고속도로와 서해안고속도로 등과 연결되기 때문에 수도권 서남부권의 교통이 획기적으로 개선되고, 송도신도시의 외자유치 환경도 크게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인천대교 개통은 우리나라가 동북아 경제허브로 발돋움하는 데 중요한 발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소장은 ‘시간·자연과의 끊임없는 싸움’을 공사 중 가장 어려운 점으로 꼽았다.

그는 “52개월은 단순히 생각하면 매우 길지만, 해상에 12㎞가 넘는 대교를 건설하는 데는 몹시 짧은 시간”이라며 “여기에 초속 1.68m의 조류와 강한 바람, 짙은 안개, 조수간만의 차, 선박의 입출항 등 여러 가지 문제로 공사가 쉽지 않지만 신기술로 이를 극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각종 첨단 공법이 적용된 인천대교가 완공되면 우리나라의 토목기술이 세계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부했다.

실제로 삼성물산은 이 같은 기술력을 인정받아 지난해 아랍에미리트(UAE) 최대 인프라 개발업체인 나킬이 발주한 4억1948만달러 상당의 해상교량 건설 공사를 2건이나 수주했다.

인천=신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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