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금융시장에서는 “위안화를 사라”는 말까지 나온다. ‘위안화가 절상된다’는 말은 ‘위안화 가치가 높아진다’, ‘위안화가 비싸진다’, ‘(달러화에 대한) 위안화 환율이 떨어진다’는 말과 같은 뜻이다. 그러니 위안화를 가지고 있어야 자산가치를 지킬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달러화에 대한 위안화 환율의 하락폭은 지난 연말부터 커지고 있다. 지난 8일 위안·달러 환율은 달러당 7.2743위안까지 떨어졌다.
위안화는 2005년 7월21일 관리변동환율제가 채택된 후 2006년 3.4%, 지난해 6.7%로 절상됐다. 그만큼 환율이 떨어진 것이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이후 2개월 동안 2.3% 절상됐다.
중국 위안화는 위안(元), 자오(角), 펀(分)의 세 종류 단위로 읽히는데, 1위안은 10자오, 100펀에 해당한다.
위안화 가치상승에 따라 최근 국제금융시장에서는 위안화 사재기 현상마저 포착되고 있다.
‘상품투자의 귀재’로 알려진 짐 로저스(Rogers)는 최근 “미국 달러와 영국의 파운드화를 팔고 중국 위안화를 살 계획”이라고 말했다. 모건스탠리와 스탠다드차타드 등은 올해 위안화가 각각 10%와 9% 절상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국내 삼성경제연구소도 “위안화는 올해 연 평균 6.6% 절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위안화의 절상이 진행되는 것은 두 가지 때문이다. 첫째는 미국 달러화의 약세에 따라 상대적인 강세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 둘째는 중국의 경제발전에 따라 나타나고 있는 중국 내 물가불안을 잡기 위해 중국이 저평가된 위안화의 가치를 정상화하는 과정에 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최근 인플레이션에 대한 대책으로, 서민들에게 직접 부담을 줄 수 있는 금리 인상보다 타격이 작으면서도 인플레이션을 잠재우는 효과가 있는 위안화 절상쪽을 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위안화의 절상(환율하락)이 이뤄지면 중국이 수입하는 달러화 표시 제품 가격이 떨어지고 중국 내 물가를 안정시키는 효과를 가져온다.
중국의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저우샤오촨 총재도 지난 7일 “위안화 평가절상 추세가 빨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위안화 가치 상승은 결국 인플레이션 방지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도 말했다.
위안화를 달러화나 유로화처럼 세계시장에서 자유롭게 쓰이는 기축통화로 만들겠다는 중국의 야망도 위안화 절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김용출 기자 kimgij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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