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시절 강한 자기 개성표현의 수단으로 가장 쉽게 택하는 방법이 염색이다. 중장년층에는 10년 정도 젊어 보이게 하는 수단이기도 하다. 하지만, 염색이 흔해진 만큼 염색에 따른 부작용도 많이 나타나고 있다.
가장 흔한 경우가 염색약 알레르기하고 하는 알레르기성 접촉 피부염이다. 성분 가운데 특히 PPD(paraphenylenediamine) 때문에 많이 생기며 두피나 얼굴, 목 부위에 가려움과 홍반이 나타나고 심할 경우 얼굴 전체가 퉁퉁 붓기도 한다. 염색을 처음 시작할 때부터 나타나는 경우도 있고, 몇 년간 괜찮다가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기도 한다.
정도에 따라 차이는 있겠으나 대개 며칠만 치료를 받으면 증상은 이내 없어진다. 다만, 염색을 할 때마다 같은 증상이 반복해서 나타날 수 있다. 그렇다고 염색을 포기하고 머리를 하얗게 해서 다니자니 너무 나이가 들어 보여 고민일 수 있다. 환자 중에는 한두 달 마다 병원에 들러 염색할 때가 됐다며 미리 주사를 맞고 약을 처방받은 다음 염색을 하기도 한다. 나름대로 적절한 해결 방안을 찾으신 것이다.
가능하면 PPD 성분이 들어 있지 않은 제품을 사용하면 좋지만 국내 제품의 3분의2 이상에 PPD가 사용되고 있다. 최근에 PPD 대신 천연 성분의 염색제들이 나오고 있으니 선택 시 성분을 한번쯤 확인해 보면 좋겠다.
더구나 최근에는 PPD 등 상당수 염색제를 정기적으로 사용하게 되면 방광암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따라서 불필요하게 잦은 염색은 피하도록 권한다.
가능한 염색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방법으로는 염색약을 처음 사용 전에 팔 안쪽이나 귀 뒤쪽 등에 소량 바른 후 48시간 정도 관찰하여 알레르기 반응이 생기는지 확인해 보고, 염색약 알레르기가 있는 경우는 PPD성분이 없는 염색제를 선택하도록 한다. 자극을 줄이기 위해 암모니아가 함유되지 않은 저자극 제품을 사용하도록 한다. 염색을 할 때는 특히 눈에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하며 비닐 장갑을 껴서 손에 묻지 않도록 하며 이마나 눈꺼풀, 목 등에 약이 묻지 않도록 주의하도록 한다. 특히 두피에 염증이나 상처가 있거나 아토피 피부염, 지루성 피부염 등이 있는 경우는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하지만, 이런 부작용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염색은 개성 표현의 한 수단으로 꾸준히 이용될 것 같다. 은은하게 회색 새치가 섞인 분위기 있는 로맨스 그레이가 개인적으로는 더 좋긴 하지만 한 살이라도 더 젊어 보이고 싶은 마음도 십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박지영 아름다운나라 피부과성형외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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