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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문기술자' 이근안, 목사 됐다

입력 : 2008-11-04 15:38:48 수정 : 2008-11-04 15:3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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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안 전 경감의 안수 장면(출처-'브레이크뉴스' 보도화면 캡처)>

  '고문기술자'로 악명이 높았던 이근안(70) 전 경감이 지난달 30일 서울 종로의 한국기독교 100주년 기념관에서 열린 목사 임직 예배에서 안수를 받고 정식 목사가 돼 눈길을 끈다.

  이 전 경감은 지난 1970년 경찰에 입문, 줄곧 대공분야에서 일하며 모두 16차례의 대통령 표창을 받는 등 특진을 거듭하며 성공 가도를 달렸다. 당시 "이근안이 없으면 대공수사가 안 된다"는 말이 나돌 만큼 이 전 경감은 '고문기술자', '관절빼기의 명수'로 유명했다.

  그러나 지난 1985년 당시 민청학련 의장이던 김근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을 고문하는 등 많은 민주화 인사들을 잔인한 방법으로 학대한 사실이 드러나 1988년 12월 공개 수배됐다. 이후 도피생활을 계속했던 이 전 경감은 1999년 경찰에 자수해 2000년 대법원에서 징역 7년을 확정받았고 2006년 11월 만기 출소했다.

  7년간의 교도소 생활 중에 처음으로 신학을 공부하기 시작한 이 전 경감은 100여권의 노트에 성경을 자필로 옮겨 적는 등 기독교 신앙생활에 열성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출소하고 나서도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신학 대학원에서 신학 공부를 계속한 그는 2007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전도사 및 강도사 고시도 통과했다.

  이날 40여명의 다른 전도사들과 함께 안수를 받은 이 전 경감은 "다시 태어난 기분"이라며 "앞으로 십자가만 바라보며 교정선교에 주력하겠다"고 과거의 잘못을 씻고 신앙생활에 충실할 것을 다짐했다. 또 "교회를 담임하지 않고 국내외 전도집회를 다니는 전도목사로 활동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네티즌들은 '과거에 어떤 사람이었든 지금 이웃에 봉사하는 좋은 목사님이 되세요', '자신의 죄를 뉘우친 만큼 새로운 삶을 꾸릴 권리가 있다', '평생 봉사하며 자신 때문에 고통받은 사람들에게 용서를 빌길 바란다'며 따뜻한 격려의 메시지를 보냈다.

  그러나 일부 네티즌들은 '죄는 사람한테 짓고 용서는 신에게 받는 건가', '피해자들을 찾아가 사과하는 게 먼저다', '당신 때문에 평생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는데 본인만 새사람이 됐다고 죄가 용서된 것은 아니다'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디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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