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인의 몸으로 딸의 결혼을 축하해 줄 수 없었던 것. 오씨는 그러나 교도소 측의 배려로 딸과 사위로부터 ‘눈물의 큰 절’을 받을 수 있었다. 바로 수형자와 가족이 1박2일 동안 숙식을 같이 할 수 있는 교도소 내 시설인 ‘가족만남의 집’에서 이들과 함께 오붓한 시간을 보냈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수형자들의 교화와 사회화 과정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는 교정프로그램이 본격 확대 실시된다.
법무부(김경한 장관)는 2007년부터 추진해 온 교정시설 내 ‘가족만남의 집’ 확충사업을 올해 연말로 완료하고 이 시설을 통해 수형자와 가족과의 만남의 기회를 더욱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고 28일 밝혔다.
‘가족만남의 집’은 교정시설 주벽 외부에 지어진 펜션형 주택으로 이 곳에서 수형자와 가족이 1박2일 동안 숙식을 같이 하며 가족관계를 회복·증진토록 하는 시설이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1900년대 중반에, 우리나라는 1999년에 최초로 도입돼 운영되고 있다.
그동안 예산사정으로 전국에 11개 시설에 불과했으나 복권위원회로부터 복권기금 51억원을 지원받아 2007년 18개, 2008년 13개 시설을 신축해 현재 40개 교정기관에 42개 시설이 운영되고 있다. 시설 당 신축비용은 약 1억7000만원으로 방·거실·주방 등 일체의 생활설비를 갖추고 있다.
이태희 법무부 교정본부장은 “금년도에 수형자 777명과 가족 2600여명이 가족만남의 집을 이용했는데 수형자들의 태도가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가족간의 친밀도가 향상되는 성과를 거두었다”며 “사실상 모든 교정시설에 가족만남의 집이 설치됨에 따라 내년부터는 이용을 대폭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또 귀휴(휴가), 가족만남의 날 행사(교정시설 내 개방장소에서 다과를 나누는 가족화합 행사), 참관(교정시설 내부 공개) 등 가족을 매개로 하는 교정프로그램을 확대 실시해 수형자들의 사회화 과정을 전면 지원할 계획이다.
김정필 기자 fermat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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