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뚝심·충성심 겸비… “장군님” 별명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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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일 신임 대검 중수부장이 서울지검 3차장검사 재직 시절인 2007년 12월 BBK 수사 결과를 발표하기 위해 브리핑실로 들어서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
김 검사장의 중수부장 발령이 갖는 의미가 남다른 건 그가 검찰에선 ‘비주류 중에서도 말석’인 충남대를 나왔기 때문이다. 60여년의 검찰사에서 지방대 출신 검사장은 그를 포함해 8명뿐이다.
특히 법무부·검찰의 ‘빅4’ 중 하나인 대검 중수부장은 그간 서울대와 고려대 출신이 독식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껏 지방대 출신으로 중수부장에 기용된 이는 1987년 김경회(부산대) 전 부산고검장이 유일하다.
김 검사장은 86년 대구지검 검사로 임용된 이래 주로 강력·특별수사 분야에서 잔뼈가 굵었다. 대검 강력과장, 서울·수원지검 강력부장 등이 그의 주요 경력이다. 특히 서울지검 강력부장이던 2003년엔 ‘연예비리’ 사건을 맡아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회장과 개그맨 서세원씨를 구속했다.
2007년 서울중앙지검 3차장 시절엔 ‘BBK 의혹’ 수사를 지휘했다. 당시 한나라당 대선 후보이던 이명박 대통령에게 무혐의 처분을 내린 것 때문에 ‘정치검사’로 몰려 국회 탄핵소추 직전까지 가는 등 곤욕을 치렀다. 하지만 ‘BBK 의혹’을 재수사한 정호영 특별검사도 검찰과 같은 결론을 내리면서 명예를 되찾았다.
수사와 관련해선 입이 무겁지만 사석에선 인간미가 넘친다는 게 지인들의 평가다. 마땅한 배경이 없어 실력과 뚝심, 조직에 대한 충성심으로 오늘에 이르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항일투사 김홍일 장군과 이름이 같아 동료와 후배들은 그를 ‘장군님’이라고 부른다.
김 검사장은 딸만 셋이다. 최근 간이 나빠 병원에 입원한 막내를 위해 둘째가 자기 간 일부를 이식해준 사연이 알려져 잔잔한 감동을 일으켰다.
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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