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하늘의 별 이곳에 오면 잘 보여요

서울시 ‘관측 명당’ 10곳 선정

‘봄의 불청객’ 황사가 아무리 기승을 부리고 겨울에나 볼 법한 함박눈이 쏟아져도 봄꽃은 피고, 하늘을 올려다보며 별을 셀 수 있는 날이 온다. 꽃과 나무의 향기를 맡으며 밤 산책을 즐기기 좋은 날이 오면 서울에서도 ‘별 볼 일’이 있는 명당을 찾아가 보자.

서울시는 23일 한국천문연구원과 한국아마추어 천문학회의 조언을 구해 빛 공해의 영향이 적어 별을 관측하기 좋은 곳 10곳을 선정했다.

별을 잘 보려면 주위에 높은 건물이 없고 가로등 같은 인공불빛이 적은 곳으로 가야 한다. 각종 문화공연이 끊이지 않아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대학로에서 10분 정도만 걸으면 조용한 산책을 즐길 수 있는 낙산공원이 나온다. 종로구 동숭동의 낙산공원은 주위 건물이 많지 않고 조명도 세지 않아 별을 감상하기 좋은 ‘숨은 명소’다.

양천구 신정동에 있는 계남공원은 별을 관찰하는 동호회 회원들 사이에 잘 알려진 곳이다. 조용하고, 맑은 날 계남공원을 찾으면 망원경을 들고 별을 관측하는 아마추어 천체 관측 동호회원들의 모습이 종종 눈에 띈다. 어린 자녀가 있는 부모라면 밤 기온이 차지 않고 맑은 날 꼭 한번 들러볼 만하다.

서울 야경을 즐기면서 별구경도 하고 싶다면 서대문구 독립문 근처의 안산공원과 성동구 응봉산 공원, 종로구 평창동의 북악산 팔각정을 찾아보자. 지하철 3호선 독립문역에서 북쪽으로 보이는 커다란 돌산인 안산에 오르면 밤하늘 별도 실컷 볼 수 있고, 한눈에 펼쳐지는 서울의 화려한 야경도 감상할 수 있다.

등산을 못하더라도 15∼20분이면 오를 수 있는 산이지만, 밤길이니만큼 혼자 오르려면 조심해야 한다. 야경 사진 촬영의 명소로 꼽히는 성동구 응봉산 공원에서도 별을 잘 볼 수 있으며, 산 정상의 정자에 오르면 서울숲이 내려다보이고 한강변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의 행렬도 눈에 들어온다.

서초동 예술의 전당 뒤편 우면산 쪽으로 5분 정도 걸어 올라가면 모습을 드러내는 고즈넉한 산사 대성사에서도 별을 잘 볼 수 있다.

별이 잘 보이는 곳은 이 밖에도 송파구 방이동의 올림픽공원, 서초구 반포동의 한강공원, 마포구 상암동의 월드컵공원 내 노을공원과 한강공원 난지지구 등이다.

서울시는 1시간 동안 불을 끄는 ‘지구촌 불 끄기’ 행사가 열리는 27일 오후 7시30분부터 2시간 동안 남산N서울타워 광장에서 한국천문연구원 주관의 별 관측 행사를 연다. 행사에 참여하면 천문연구원의 이동천문차량과 천체망원경을 이용해 달, 화성, 큰곰자리, 사자자리, 오리온자리 등 6개의 별자리를 관측할 수 있으며, 별 사진전도 관람할 수 있다.

김보은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