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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김정일 책임' 거론안한 배경

입력 : 2010-05-24 11:21:57 수정 : 2010-05-24 11: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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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당국'으로 범위넓혀 포괄적 책임 물어"
◇ 이명박 대통령이 북한의 공격으로 드러난 천안함 침몰 사태와 관련, 24일 오전 전쟁기념관에서 대국민 담화를 갖고 국가원수이자 국군통수권자로서의 공식 입장과 대응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24일 천안함 사태에 대한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면서 북한의 책임을 물었지만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직접 거명하지는 않았다.

지난 20일 민.군 협동조사단의 조사결과 천안함 침몰이 북한의 소행임이 명백히 드러나면서 그동안 이 대통령이 밝힐 담화문에 김 위원장을 직접 명시할지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이 때문에 언론에서도 이 부분에 대한 엇갈린 추측성 보도가 잇따라 나오기도 했다.

청와대는 담화문의 최종 원고가 나오는 이날 오전까지도 김 위원장을 적시하는 부분을 놓고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다 담화문 발표 직전 조율과정에서 뺐던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책임 부분에 대해 이 대통령은 담화문에서 "북한당국에 엄중히 촉구한다"며 "북한은 대한민국과 국제사회 앞에 사과하고, 이번 사건 관련자들을 즉각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을 직접 거명하는 대신 `북한 당국'이라고 범위를 넓혀 포괄적인 책임을 물은 것이다.

이는 천안함 침몰이 김 위원장을 포함한 어느 특정 개인의 문제에 국한된 게 아니라 북한체제 전체를 향한 책임추궁인 셈이다.

또 이번 사태를 계기로 북한의 변화를 촉구하고, 이어 남북관계의 패러다임 전환을 천명하면서 그 대상을 김 위원장이 아니라 북한체제 전체로 넓힌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개인을 거명하기보다는 김정일 위원장과 아들, 그리고 군부를 총칭해서 촉구한다는 의미"라며 "변화를 촉구한다는 면에서 북한정권이라는 표현이 더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이 북한을 향해 "60년 전이나 지금이나 조금도 바뀌지 않았다"면서 "여전히 대남적화통일의 헛된 꿈에 사로잡혀 협박과 테러를 자행하고 분열과 갈등을 끊임없이 조장하고 있다"고 변화를 촉구한 것도 이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김 위원장을 거명하지 않은 것은 사안이 중대하고 심각하지만 남북간의 미래지향적 관계 구축이란 희망의 끈을 끝까지 놓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도 해석된다.

즉, 이 대통령이 천안함 사태에 대한 사과와 관계자 처벌을 요구한 만큼 김 위원장에게 이번 도발을 스스로 수습하고 향후 남북관계를 전환할 수 있도록 여지를 주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는 것이다.

다시말해 김 위원장을 직접 타깃으로 삼음으로써 남북관계의 완전 파국을 초래할 가능성을 배제하고 향후 정세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뜻을 보여주는 한편 남북관계에 마지막 숨통은 틔워놓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는 얘기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천명했지만 그렇다고 남북관계를 오늘로 끝장내겠다는 의미는 아니다"면서 "남북관계의 과거와 미래가 교차하는 전쟁기념관에서 담화를 한 것도 강력대처와 함께 미래지향적인 관계 구축의 의지가 담겨 있다. 이런 데서 김 위원장을 거명하지 않은 함의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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