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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시 ‘모라토리엄 선언’ 찬반 양론

입력 : 2010-07-14 21:38:33 수정 : 2010-07-14 21:3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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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탐대실” “호화청사 매각 여론조성” 이재명 경기도 성남시장이 지자체 사상 처음으로 ‘지급유예(모라토리엄)’를 선언한 데 대해 ‘득보다 실이 많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이 시장이 지난 12일 모라토리엄 선언으로 얻은 가장 큰 이익은 전국에서 ‘인지도가 수직 상승했다’는 것이다.

당선자 시절 호화청사 매각을 발표해 여론의 관심을 받은 이 시장이 이번 모라토리엄 선언 이후 연일 신문·방송의 주요 뉴스 메이커로 보도되면서 ‘스타시장’으로 받돋움했다. 그러나 이는 역설적이고 냉소적인 것일 뿐 이 시장의 인지도가 긍정적으로 수직 상승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다만 이번 일을 계기로 정부로 하여금 전국 지자체의 불건전한 재정상태를 점검하고, 예산 전용을 막을 대책을 검토하게 하는 등 제도개선 움직임을 이끌어낸 것은 긍정적인 효과다. 발행 한도 500억원이 채 안 되는 성남시의 연간 지방채 한도를 1000억원까지 검토하겠다는 행안부의 반응을 이끌어내고, 호화청사의 매각 여론을 어느 정도 조성한 것도 성과로 평가된다.

하지만 이들 성과는 이 시장이 원하는 정치적인 목적에 국한됐을 뿐 시 전체적인 면에서는 ‘잃는 것’이 훨씬 많다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가장 큰 손실은 전국 최고의 부자 시로 자부심을 가졌던 시민과 공무원에게 치유되기 어려운 상실감을 안겨줬다는 것이다. 성남시의 한 직원은 “정부가 우리 시에 얼마나 지원해 줄지는 모르겠지만 시민과 공무원의 자존심이 상하고 사기가 떨어진 것은 정말 치유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 직원은 “아직도 재정상태가 전국 기초 지자체 가운데 최상위권이고, 판교에서 나올 수익금이 2000여억원이나 되는데 (시장이) 왜 거지도시를 자처하는지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한 네티즌은 시청 홈페이지 게시판에 “전국에서 (재정)자립도가 가장 높은 성남시가 모라토리엄이라니”라고 반문하면서 “이런 정치쇼로 성남시를 우롱하지 말라”고 일침을 가했다.

다른 네티즌은 “성남시민으로서 자긍심이 사라지고 자괴감에 빠졌다. 부도난 성남에 사는 사람이라니, 한마디로 × 팔린다”라는 격한 표현을 쓰기도 했다.

지방채 발행 확대가 당장은 발등에 불이 떨어진 성남시에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어차피 갚아야 할 빚이어서 결국 ‘돌려막기’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나왔다. 또 금융권으로부터 신용불량자로 낙인 찍혀 자금융통이 어려워지는 불이익을 당할 수 있게 된 것도 커다란 손실이라는 지적이다.

수원=김영석 기자 loveko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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