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효제문자도(孝悌文字圖)의 여덟 글자 중 충(忠)자는 임금과 나라에 대한 충성의 의미로 잉어와 용 그리고 새우와 조개, 대나무가 그려진다. 먼저 잉어와 용은 등용문(登龍門)의 고사와 관련된 도상으로서 등용문의 고사를 살펴보면, 중국 용문지방에는 이른 봄이 되면 많은 비가 내려 황하강이 넘칠 정도가 될 때 수많은 잉어들이 떼를 지어 황하 상류로 거슬러 올라가 용문폭포에 다다르게 된다. 이 수많은 잉어 중에서 오직 한 마리만 등용폭포를 거슬러 올라가 여의주를 입에 무는 순간 번개가 쳐 잉어의 꼬리를 태워 잉어가 용으로 변하여 하늘로 오른다는 이야기로 이는 과거 급제와 출세의 의미를 담고 있다. 즉 잉어와 용은물고기가 변하여 용이 되듯이 과거 시험에 합격해서 입신출세하여 임금을 가까이 모시며 나라와 임금께 충성하라는 의미의 상징인 것이다.
충(忠)자에 등장하는 새우와 조개는 등이 딱딱한 껍질로 이루어져 있어서 잘 깨지지 않음을 속히 자신의 의지를 포기하지 않는 곧은 지조와 절개에 비유하며 대나무는 굽지 않고 곧게 자라며 부러질지언정 휘지 않는 성질을 곧은 절개에 비유하여 역시 충성을 상징한다.
효제문자도(孝悌文字圖) 중 신(信)자는 믿음을 의미하며 이와 관련된 고사에 등장하는 청조(靑鳥)와 백안(白雁) 곧, 흰기러기가 그려진다. 청조(靑鳥)는 머리는 사람이고 몸통은 새의 형상을 가진 상상의 새로 중국 고대의 상상의 산인 곤륜산(崑崙山)에 산다는 서왕모(西王母)의 설화에 등장한다. 한나라 무제의 궁전에 어느 날 청조가 날아드는 것을 보고 삼천갑자를 살았다는 동박삭이 서왕모가 방문할 조짐이라고 하였다는 설화에서 청조는 곧 언약과 믿음이 되었다.

또한 흰기러기는 중국 한(漢)나라 때의 소무(蘇武)고사에 등장하는데 그 고사를 살펴보면, 한(漢)나라 소제(昭帝)는 아버지인 무제(武帝)때 포로 교환 차 흉노(匈奴)의 땅에 들어갔다가 그곳에 억류된 소무(蘇武)를 귀환시키기 위하여 특사를 보내게 되었다. 흉노의 우두머리가 소무(蘇武)가 이미 죽었다고 하자 이 말이 거짓임을 알아차린 특사가 “내가 이곳에 오기 전에 황제께서 사냥을 나갔다가 기러기 한 마리를 잡았는데, 그 기러기 발목에 소무(蘇武)의 서신이 달려있었다”고 하자 결국 흉노의 우두머리는 소무(蘇武)를 석방하였다고 한다. 이 소무(蘇武)의 고사에서 비롯되어 먼 곳에서 전하는 편지를 안서(雁書)라 하게 되었으며 안서(雁書)는 또한 믿음(信)을 상징하게 되었다.
조선민화박물관 관장 오석환 http://www.minhw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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