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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제문자도(孝悌文字圖) 이야기(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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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1-03-18 08:58:09 수정 : 2011-03-18 08:5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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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제문자도(孝悌文字圖) 여덟 글자 중 예(禮)는 사람이 살아가면서 지녀야 할 예의를 의미한다. 예(禮)자에는 거북이와 책 그리고 은행나무 강단 등의 도상이 표현되어 있는데, 거북이와 책은 중국 하(夏)나라 우(禹)임금이 낙수에서 치수를 할 때 나타난 거북의 등에 그려진 그림을 보고 천하를 다스리는 아홉 가지의 법, 곧 홍범구주(洪範九疇)를 지었다는 이야기에 관한 것이다. 이 아홉 가지의 법에 예(禮)의 기본이 되는 삼덕(三德)이 나오는데 이것에서 유래하여 거북이가 예를 상징하는 동물이 되었다. 예(禮)자에 표현된 은행나무 강단은 공자가 행단(杏亶)에서 제자들에게 거문고를 타며 예의를 강론했다는 행단고슬(杏壇鼓瑟)의 고사에서 비롯되어 예(禮)를 상징하게 되었다.

그리고 효제문자도(孝悌文字圖) 중 의(義)는 사람이 살아가면서 지녀야 할 의리를 의미한다. 의(義)자에 등장하는 도상으로는 복숭아꽃, 물수리와 연꽃 등을 들 수 있다. 복숭아꽃은 중국 명나라 때에 나관중이 쓴 삼국지연의(三國志演義)에 등장하는 유비, 관우, 장비가 황건적에 의해 쓰러져 가는 한나라를 함께 구하기로 하고 복사꽃이 만발한 복숭아밭에서 검은 소와 흰 말을 제물로 삼고 하늘과 땅에 형제가 되었음을 알리는 도원결의(桃園結義)를 표현한 것으로서 복숭아꽃은 유비 등 삼형제의 의리를 상징한다. 또한 시경(詩經)에서 유래되어, 물수리는 부부간의 의(義)를 나타내며 징경이 라고도 하는 물수리가 연못을 자주 찾는다 해서 의(義)자에 물수리와 연꽃이 함께 표현되는 것이다.

또한 효제문자도(孝悌文字圖) 중 염(廉)은 인간이 청렴하게 살아야 한다는 의미이다. 염(廉)자에는 봉황과 게 등이 묘사되어있는데, 봉황은 한번 날개를 펴면 천 길을 나는데 살아있는 벌레를 먹지 않고 대나무 열매만을 먹는 습성을 남의 것에 탐내지 않는 청렴함에 비유한 것이다. 염(廉)자에 등장하는 게는 중국 북송의 유학자 주돈이(周敦?)가 청렴하여 관직에 연연하지 않고 나아감과 물러남이 분명하였는데, 이를 게의 움직이는 모습에 비유하여 표현한 것이다.

효제문자도(孝悌文字圖) 중 마지막 글자인 치(恥)는 자신의 행동에 대하여 돌이켜 보며 부끄러워 할 줄 알라는 의미이다. 치(恥)자에는 중국 고대 무왕이 은(殷)나라를 멸망시키고 주(周)나라를 세운 것을 부끄럽게 여겨 수양산에 들어가 숨어살면서 달과 매화를 가까이하고 고사리로 연명하다 죽었다는 백이숙제(伯夷叔齊)의 고사에서 비롯되어 수양산과 달, 매화가 그려지며 때로는 백이숙제의 절개를 의미하는 상징물로 충절비와 누각이 묘사되기도 한다.

조선민화박물관 관장 오석환 http://www.minhw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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