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시 2007∼08시즌 결승이어 또 ‘맨유 악몽’ “큰 경기에 나서면 힘이 더 넘친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산소탱크’ 박지성이 또 큰 일을 해냈다.
박지성이 13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올드트래퍼드에서 열린 2010∼11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첼시와의 홈 경기에서 1-1로 맞선 후반 32분 왼쪽 페널티 지역에서 왼발 결승골을 터뜨려 팀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박지성은 지난해 12월 프리미어리그 2위인 아스널과의 경기에서 시즌 6호골을 넣은 지 4개월 만에 다시 득점포를 가동해 큰 경기에 강한 면모를 과시하면서 개인 시즌 최다골(7골) 기록을 갈아치웠다.
하비에르 에르난데스의 선제골로 앞서다 후반 32분 디디에 드로그바에 만회골을 내줘 자칫 주도권을 빼앗길 뻔했던 맨유는 곧바로 이어진 공격에서 박지성이 38세의 노장 라이언 긱스의 절묘한 어시스트를 천금같은 결승골로 연결시켜 승부를 결정지었다. 맨유는 1차전 원정경기 1-0 승리에 이어 1, 2차전 합계 3-1 승리로 4강에 올라 2007∼08시즌에 이어 3년 만에 패권탈환에 한발 더 다가섰다.
2007∼08시즌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승부차기 끝에 맨유에 무릎을 꿇었던 첼시는 또 한 번 맨유에 덜미를 잡혀 챔스리그 우승의 꿈이 무산됐다. 박지성은 미드필더로 선발 출장해 90분을 풀로 뛰면서 왼쪽 눈부위가 찢어지는 부상을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공격을 조율했을 뿐 아니라 수비에도 적극 가담하는 ‘강철 체력’을 과시했다.
맨유는 웨인 루니와 에르난데스를 투톱으로 내세우고, 박지성과 루이스 나니-마이클 캐릭-긱스를 중원에 배치했다. 첼시는 니콜라 아넬카와 페르난도 토레스가 최전방 공격수로 나와 맞섰다. 전반 20분이 넘도록 양팀은 유효슈팅 1개씩을 주고받았지만 1차전 패배를 만회하려는 첼시가 주도권을 잡았다. 하지만 맨유는 전반 43분 긱스가 페널티지역 바깥 오른쪽에서 낮고 강하게 깔아준 크로스를 문전으로 쇄도하던 에르난데스가 가볍게 골망을 갈라 기세를 올렸다.
첼시는 지난 1월 5000만 파운드(약 890억원)의 이적료를 주고 영입한 페르난도 토레스가 움직임이 좋지 않아 교체 투입한 드로그바가 후반 32분 얻어낸 단 한 번의 슈팅 기회를 동점 골로 연결했다. 하지만 첼시의 만회골의 기쁨은 잠시였다. 첼시는 1분도 채 지나지 않아 박지성에 의해 무너졌다. 맨유는 박지성의 한방으로 첼시의 추격을 뿌리치고 승리를 지켜냈다. 주요 외신들은 “동점골을 내준 직후 박지성이 드라마 같은 골을 터뜨리며 반격을 노리던 첼시의 희망을 깨뜨렸다”고 보도했다.
박병헌 선임기자 bonanza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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