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9일 오후 서울 왕십리 CGV에서 열린 '모차르트 타운' 언론시사 및 기자간담회 현장. "이제 타운 시리즈를 통한 사회적 드라마는 끝났고 '바라나시'라는 멜로를 올 연말 개봉하려고 한다"고 운을 뗀 그는 "다음 영화 역시 일반적인 멜로는 아닐 것 같다. 장르적 도전이 될 것 같은데, 추석이나 특정한 날일 때 1년에 2~3번 극장을 찾는 관객들보다는 영화를 꾸준히 보고 체험하고 싶어하시는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타운 시리즈가 해외에서 호평을 받고 감독의 인지도가 올라가자 상업영화 기획사 2군데에서 연락이 왔지만 정중히 거절했다고 한다. 그런 전 감독은 아주 단순하지만 진정성 있어 보이는 속내를 털어놨다.
"요즘 인기있는 대중영화들은 대중이 보고 싶어하는, 대중이 써 내려가는 시나리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부모님이나 자식들, 조카들과 함께 보고 싶은 영화를 만들고도 싶지만, 아직은 영화를 통해 성인들과 대화하고 싶다"
극중 노골적인 성행위 묘사나 폭력 등에 대해서는 "사실 표현하는 수위는 '애니멀 타운'이 가장 컸다"면서 "성기나 음부가 그대로 드러났다. 그런 걸 표현하는 데 있어 유럽 영화들은 문제가 안 되는데 왜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다"고 반문했다.
"'애니멀 타운'은 역대 충무로 영화중 가장 수위가 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그는 "다행히 반려 없이 심의를 통과했다. 성인들에 대해 표현할 게 있다면 진실되게 표현하고 싶다"고 자신의 연출관을 밝혔다.
특히 그는 "'바라나시'의 경우는 배우들이 노출에 대해 불편해 하는 것 같아서 나부터 발가벗었다. 실제 직접 출연하기도 한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전 감독은 또 "대중이 보는 영화도 분명 필요하다. 하지만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제도권에서 만들어지는 이야기는 대부분 똑같다"며 자신의 영화관을 풀어나갔다.
"배우가 겹치는 부분도 많다"는 그는 "개봉 영화들을 자세히 보면 한 배우가 연기하는 비슷비슷한 캐릭터가 반복적으로 나오는 것을 볼 수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조금 더 다른 이야기를 하고 싶고 코미디 액션 스릴러 등 상업영화들의 법칙에서 벗어난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오는 9월1일 '댄스 타운'에 이어 15일 극장 개봉하는 '모차르트 타운'은 모차르트 음악을 가르치기 위해 교환교수로 온 외국인 피아니스트 '사라'의 눈에 비친 도시와 그 도시에서 외롭고 쓸쓸한 삶을 살아가는 주인공들의 모습을 대조적으로 그린 영화.
이날 전 감독은 "모차르트가 남긴 유산인 음악 안에서 도시의 이면이나 외로운 사람들의 모습들을 풀고 싶었다"고 이 영화의 연출의도를 밝히기도 했다.
그가 도심의 풍경과 그 속에 살아가는 시민들의 이야기를 담은 타운 시리즈는 베를린영화제, 산세바스찬국제영화제, 도쿄국제영화제, 필라델피아영화제, 부산국제영화제 등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 초청돼 화제가 됐다.
비대중적인 성인영화가 어떤 반응을 몰고 올 지 주목된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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