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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닮은 수운선생의 일대기, 동학에 헌신한 분께 바칩니다”

입력 : 2011-09-28 03:33:06 수정 : 2011-09-28 03:3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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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영화 ‘…최제우’ 제작한 박영철 감독 “할아버지나 아버지처럼 동학(천도교)에 헌신한 분들께 바칩니다.”

장편 영화 ‘동학, 수운 최제우’를 제작한 박영철(54·사진) 감독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가 장편 데뷔작으로 내놓은 ‘동학, 수운 최제우’는 죽음을 불사하고 신념을 지킨 수운 최제우(1824∼1864) 동학 교조의 마지막 삶을 깊고 넓게 조명하는 예술영화다. 수운 선생의 삶을 조명한 영화는 그의 작품이 대한민국 최초다. 현재 부산국제영화제 ‘뉴 커런츠’ 부문 경쟁작에 올라 있다.

시나리오도 그가 썼다. 흥행과는 무관한 영화다. 박 감독은 이 영화를 고집과 집념으로 제작했다.

“30대 후반부터 영화에 빠져 지냈죠.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30여년 전에 돌아가신 아버지가 생각나면서 인생을 돌아볼 기회를 갖게 됐습니다.”

북한에서 월남한 그의 할아버지와 아버지 모두 천도교 신자다. 지천명(知天命·50)을 지나 이제는 이순(耳順·60)으로 향해가는 그는 “아들로서 아버지께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아버지가 헌신한 종교의 지도자 수운 최제우 연구가 영화 제작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영화 제작을 결정했지만 문제는 돈이었다. 2000년 ‘다카포’란 영화로 단편에 데뷔한 그는 실패를 거듭했다.

생활도 어려운 마당에 영화 제작비라니…. 처음 생각한 영화 제작비 3억5000만원을 7000만원으로 줄였다. 그래도 버거웠다. 하는 수 없이 경주 최씨 문중과 천도교 중앙총부를 찾아갔다. 경주 최씨 문중은 그를 외면했다. 그가 얻은 성과는 천도교 중앙총부의 심적인 지원뿐이었다.

“솔직히 섭섭합니다. 한국 근현대사에 일대 획을 그었던 동학, 미국의 링컨 대통령보다도 먼저 노예 해방을 실천했던 최제우 선생을 알리는 일에 천도교가 적극 나서지 않는 게 말이죠.”

오히려 그는 “수운 선생의 삶이 예수 그리스도의 삶과 닮았다”며 수백만원을 건넨 한 기독교 장로의 도움을 받았다. 가족들이 낸 빚과 주위 ‘고마운 사람들’의 도움으로 우여곡절 끝에 영화는 탄생돼 10월 7일 오전 10시 첫 상영을 앞두고 있다.

‘뉴 커런츠’ 부문 수상과 관련해 박 감독은 “수상의 영광을 안게 될 2편에 들었으면 좋겠다”면서 “수상 여부를 떠나 도쿄 내 극장과 인도에서 영화를 상영하고 싶다”고 했다. 도쿄 상영은 일본인들이 꼭 알아야 할 사상가라는 사실을 알리기 위함이고, 탄압받은 역사를 간직한 인도인에게는 동질성을 느끼기 때문이다. 또 시 ‘동방의 등불’에서 코리아를 예찬했던 타고르에 고마움을 표시하기 위해서다. 나아가 그에게는 하나의 바람이 더 있다. “이제는 2세 교조인 해월 최시형 선생 이야기를 영화로 제작하고 싶습니다.”

신동주 기자 range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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