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일부 교수들은 이런 교협의 행동을 반지성적, 비민주적이라고 지적하고 교협을 강하게 비판하며 이에 대한 사과 및 책임을 촉구했다.
25일 KAIST에 따르면 교협은 지난 21일 교협이 추천하는 의원 후보 15명을 지지해달라는 내용을 골자로한 이 메일을 전체 교수에게 발송했다.
지난 24일부터 27일까지 진행되고 있는 후보 투표에 앞서 이 같은 메일을 보낸 것이다.
교협은 평의회 의원 중 총장 몫이 10명이므로 전체 교수회의 몫 15명 중 3명만 총장에게 호의적이어도 전체 교수들의 의견이 왜곡돼 반영될 소지가 있다고 이유를 달았다.
이어 이렇게 되면 실제적으로 평의회를 통해 총장 정책을 견제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는 것도 이유 중 하나다.
하지만 KAIST 교수 전체를 대변해야 할 교협이 특정 후보를 지지하고 나섰다는 점에서 공정성을 잃었다는 비판을 피하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더불어 이 같은 교협과 경종민 회장이 KAIST 교수들의 대표성을 심각하게 상실했다는 비판도 있다.
A 교수는 "교협의 판단에 따라 총장에 우호적인 교수의 평의원 선출을 저지하고자 하는 발상은 반지성적이고 비민주적이며 보편적인 합리성이 매우 훼손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교협이 생각이나 신념과 다른 사람이 있어도 모든 구성원을 대변하는 동시 모두의 공동체의 발전을 지향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이런 관점에서 교협과 회장은 대표성을 심각하게 상실했고 공개적으로 사과하고 합당하게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라"고 촉구했다.
더불어 A 교수는 이 사건과 관련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도 책임있는 모습을 보야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교협 일련의 행태가 '정상의 괘'를 벗어났으며 '정치적 행위'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KASIT 교수사회에서 일고 있다.
B 교수는 "교협이 서남표 총장을 '거짓말쟁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인격살해(Character assassination)에 가까운 단정"이라며 도덕적 단죄에 해당하는 언어로 특정인을 비방하는 글이 거침없이 배포되는 것은 정상의 괘를 벗어난고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교협에서 '총장님께 드리는 서신'을 보면 KAIST 전체 교수의 이름으로 총장의 용퇴를 요청하는 것으로 돼 있다"며 "교협 설문에 참여한 교수 과반수가 총장의 용퇴를 지지했지 100% 전체 교수가 요구한 것은 아니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교수의 이름으로 용퇴를 요구한 것은 납득하기 힘든 정치적 행위라고 주장했다.
한편 현재 KAIST 평의회 구성과 관련해 교협 추천 15명과 함께 그렇지 못한 6명 등 모두 21명의 교수가 후보 등록을 마쳤 이들에 대한 투표가 현재 진행되고 있다. 교수 한명이 최대 15명의 후보에게 투표할 수 있다.
평의원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은 기계공학과 박윤식 교수가 맡고 있으며 위원은 전기 및 전자과 임종태 교수, 화학과 김상율 교수, 기계공학과 이승섭 교수, 전기 및 전자 홍성철 교수가 각각 맡고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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