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대표는 퇴임에 앞서 15일 서울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출입기자단과 오찬을 함께하며 그간의 소회를 밝혔다. 먼저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했다”며 “지난 1년여간 변화의 바람 속에 민주당이 보편적 복지를 통해 그 변화를 무상급식이란 정책으로 만들어 오세훈 서울시장의 퇴진과 박원순 서울시장의 등장, ‘안철수 현상’을 만들었다”고 자평했다. 그는 또 “(경선 국면에서) 짜장면 집에 의원을 모으는 것은 안 된다”며 “계파별 줄 세우기의 폐해가 이번 통합과정에서 드러났다”고 통합야당 당권을 노리고 있는 주자들의 계파 형성을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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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손학규 대표(오른쪽)와 박원순 서울시장이 1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허광태 서울시의장 출판 기념회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
하지만 시련은 또다시 찾아왔다.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처리과정에서 당내 혼선으로 지지율이 곤두박질쳤다. 10·26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자당 후보를 배출하지 못한 데 대한 책임으로 사퇴를 선언했다가 하루 만에 번복하기도 했다. 손 대표가 야권 대통합에 ‘올인’한 것도 이때부터다. 야권통합과 지난 11일 전당대회에 대해선 할 말이 많은 듯 보였다. 그는 “통합의 효과는 (전대) 난장판으로 반감됐고, 왜 난장판이 벌어졌는지 모르는 사람이 많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단독전대파의 반발을 뚫고 통합은 이뤘지만 남은 숙제도 만만찮다. 여전히 지지율은 5%에 머물러 있고 안철수 바람은 정국을 휩쓸고 있다. 손 대표는 퇴임 이후 정치일정을 묻는 질문에 “쉬고 싶다”며 말을 아꼈다. 다만 내년 총선과 관련해선 “(나를) 쓸 데가 있어 부른다면 달려갈 것”이라고 의욕을 내비쳤다.
김달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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