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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진경 “넝굴당 뜨니, 사람들이 알아봐”

입력 : 2012-07-05 12:57:38 수정 : 2012-07-05 12:5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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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살짝 감고 안경을 만지며) 그건 아닌 것 같아요, 어머니”

요즘 최고 인기를 누리고 있는 KBS 2TV 주말연속극 ‘넝쿨째 굴러온 당신’(극본 박지은, 연출 김형석)에는 커다란 뿔테 안경을 쓰고 시어머니(김영란 분)와 시누이(김남주 분)에게 바른 소리만 골라 하는 똑 부러지는 며느리 민지영(진경 분)이 등장한다.

연극배우 진경이 이 역할로 분해 첫 회에 모습을 드러냈을 때만해도 시청자들에게는 낯선 존재에 다름 아니었다. 하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그의 코믹 캐릭터는 빛을 발하기 시작했고, 이제 거리에서 ‘배우 진경’을 알아보는 사람들도 꽤 늘었다.

‘넝굴당’에서 민지영은 과거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현대적인 며느리상을 구현해 많은 화제가 되고 있는 캐릭터다. 시어머니 앞에서 주식투자로 재산을 말아먹은 남편(김용희 분)의 현실에 대해 일장연설을 늘어 놓는가 하면, 한 가정의 어머니이자 학교 선생님으로서 우리나라 사교육 실태를 꼬집기도 한다.

지난 3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진경을 만나 드라마에 처음 출연하게 된 계기, ‘넝굴당’ 촬영장 분위기, 드라마의 인기에 대한 소감 등에 대해 들었다. 이미 연극계에서는 베테랑을 넘어 ‘대모’격인 그가 신인배우 입장으로 돌아가 드라마 제작현장에서 보고 느낀 것들을 솔직하게 얘기해줬다.

다음은 그와 나눈 일문일답.

- 요즘 인기를 실감하나.

▲ 얼마 전까지는 화장 안하고 모자 쓰고 다니면 사람들이 못 알아봤는데, 최근에는 많이들 알아보신다. 엊그제도 한의원에서 침을 맞고 있었는데 어떤 분이 “넝굴당 선생님이시죠?”라며 말을 거시더라. 데뷔한 지 10년이 훨씬 넘었는데 이런 적은 처음이다.

- ‘넝굴당’에서 코믹 캐릭터를 연기 중인데, 유행어가 생겼나.

▲ 유행어라기 보다는 ‘유행 표정’이 생긴 것 같다. 현장에서 가끔 김남주씨도 따라하고는 한다. 눈을 지긋이 감고 “아니에요, 어머니” 할 때의 표정.

- 팀 분위기는 어떤지 궁금하다.

▲ 시청률이 좋으니까 배우나 스태프들 분위기도 당연히 좋다. 얼마 전에는 유준상 선배가 “내 밑으로 다 모여”라며 후배들을 소집해 회식자리도 가졌다. 나영희 선생님은 후배 배우는 아니지만 그 자리에 함께하셨다. 평소에도 후배들과 잘 어울리시는 편이다.

- ‘넝굴당’에 출연하게 된 계기.

▲ 비중이 크지는 않았지만 첫 회 대본보고 재미있어서 ‘아, 이 역할은 꼭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박지은 작가님이 첫 회 때 제 연기를 보시고 연락이 왔다. 소위 “완정 빵 터졌다”고 말씀하시면서. 이제는 민지영 특유의 표정이 안 나오면 “왜 그 표정 안 짓느냐”고 묻고는 한다.

- 얼마 전 SBS 드라마 ‘유령’에서 선생님 역할로 2회 등장하는 걸 봤다. 이러다 ‘선생님 전문배우’가 되는 건 아닐까.

▲ 그러게 이제 좀 자제해야 하나.(웃음) 교사 역할이 기본적으로 내가 가진 성향과 잘 맞긴 한 것 같다. 다소곳한 현모양처나 여성스러운 역할보다는 표독스럽거나 솔직하게 할 말 다하는 캐릭터가 더 매력적이다. 

- 연극 ‘이(爾)’에서 장녹수 역할로 10년간 무대에 섰다. 드라마란 장르에 도전하게 된 이유는.

▲ 무대를 떠난 적은 없고 언제나 함께할 생각이다. 최근에는 ‘배우 진경’이란 존재감을 알리려고 주력하고 있지만. 재작년 연극 ‘이’ 10주년 공연을 했는데, 당시 ‘배우 진경’에 대해 인터뷰를 하러 오는 이가 단 한 명도 없었다. 한 작품을 무려 10년간이나 했는데 기자들이 야속했다. 그때 처음으로 연기인생에 대한 회의가 생겼다. ‘배우로서 세상에 이름을 알릴 필요도 있겠구나’ 하고. 

- 이제는 배우 진경을 알아보는 사람들이 많아 행복할 것 같다.

▲ 드라마와 캐릭터가 인기를 얻으니 나 또한 성격이 밝아졌다. 그런데 이게 다 작품 덕이라고 생각한다. ‘넝굴당’이 워낙 화제를 모으고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으니까. 지금부터가 정말 중요하다. 드라마 때문이 아닌, 배우로서 인정받는 그날까지 더 노력해야겠지. 더 좋은 연기로 시청자들의 사랑에 보답하겠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한윤종 기자 hyj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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