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김희중 혐의 입증 난항 검찰의 저축은행 비리 수사가 난항을 겪고 있다. 저축은행 대주주들의 정치권 로비의혹은 날로 커지고 있지만 정두언(55) 새누리당 의원에 대한 국회 체포동의안 부결 이후 수사는 답보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16일 대검찰청 저축은행 비리 합동수사단(단장 최운식 부장검사)에 따르면 검찰은 저축은행 비리와 관련, 박지원(70) 민주통합당 원내대표의 소환 시기에 대해 결정하지 못했다. 애초 이번주 초에 부를 방침이었지만 혐의 입증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채동욱 대검 차장은 이날 항의방문한 민주당 의원들과의 비공개 면담에서 박 원내대표에 대한 수사와 관련해 “아직 아무것도 확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박 전 대표는 솔로몬저축은행과 보해저축은행으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을 사고 있지만 본인이 강력 부인하고, 정치권이 연합전선을 형성해 공동대응하면서 검찰이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관측이다.
임석(50·구속기소) 솔로몬저축은행 회장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의혹 때문에 사표를 제출한 김희중 청와대 제1부속실장에 대한 검찰 대응도 미지근한 상태다. 검찰은 “현재 사실 확인단계”라며 향후 단서나 증거가 나오면 수사하겠다는 원론적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이상득(77·구속수감) 전 새누리당 의원 수사도 진척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에 따르면 이 전 의원은 지병을 호소하며 간혹 검찰 소환에 불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큰 산을) 내려오다가 진흙탕에 빠진 것 같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날 윤현수(59·구속기소) 한국저축은행 회장으로부터 수천만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로 장모(57) 전 속초세무서장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장 전 세무서장은 2009년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에 근무할 당시 저축은행에 대한 특별 세무조사를 담당하면서 조사 편의를 봐주고 세금 추징액을 감면해 주는 대가로 수천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한편 미래저축은행 김찬경(56·구속기소) 회장의 6촌인 이 은행 천안지점장 김모(53)씨가 이날 오후 3시 충남 천안시 외곽 둑길 나무에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김씨는 지난 11일 김 회장의 비자금 조성에 관여한 혐의로 소환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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