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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조커다"…영화관 무차별 총기난사 '충격'

입력 : 2012-07-22 23:28:38 수정 : 2012-07-22 23:2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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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총기난사범 제임스 홈스, 붉은색 머리… 영화 속 악당 ‘조커’ 흉내
배트맨 영화 집착, 외톨이… 신경의학 박사과정 중퇴
숙소에 살상용 부비트랩 설치… 인터넷서 총알 6000발 구입
“내가 조커다!”

영화관 무차별 총기난사 사건이 미국 콜로라도주 오로라시를 ‘고담’시로 만들어 버렸다. 용의자 제임스 홈스(24)는 지난 20일(현지시간) 배트맨 시리즈 ‘다크 나이트 라이즈’가 상영 중이던 영화관에서 총기를 난사한 뒤 영화 주인공 배트맨이 맞서 싸우는 악당 ‘조커’를 자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인터넷을 통해 총알 6000발을 구입하는 등 수개월 전부터 범행을 치밀하게 준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의 아파트는 살상용 부비트랩이 설치돼 있어 경찰이 수색에 어려움을 겪었다.

21일 ABC방송 등 미 언론에 따르면 전날 범행 후 영화관 주차장에서 경찰에 붙잡힌 홈스는 머리카락을 빨갛게 염색한 상태였고 조커를 흉내냈다. ‘다크 나이트 라이즈’의 전편 ‘다크 나이트’에는 악당 조커가 붉은색 가발을 쓴 채 병원에서 총기를 난사하는 장면이 나온다.

오로라시 경찰은 이날 범행에 사용된 무기가 들어 있던 것으로 추정되는 다량의 소포가 4개월 동안 홈스의 아파트와 학교 등으로 배달된 사실을 파악했다고 밝혔다. 홈스가 사용한 총기는 AR 자동소총 1정과 엽총 1정, 권총 2정이다.

댄 오츠 오로라시 경찰서장은 “용의자가 계획적이고 신중하게 범행을 준비한 게 확실하다”고 말했다. 홈스는 2주 전쯤 연인 등 성인 모임을 중계하는 인터넷 웹사이트에 가입해 ‘교도소로 찾아올’ 성적 대상을 찾는다고 소개해 사건을 암시하기도 했다.

범행 현장에서 8㎞가량 떨어진 그의 아파트는 살상용 부비트랩이 설치돼 있는 등 요새를 방불케 했다. 아파트에는 폭약으로 추정되는 물질이 담긴 1ℓ짜리 플라스틱병이 지뢰선과 연결돼 있었다. 그는 특히 범행 시각에 맞춰 시끄러운 테크노 음악이 켜지도록 스테레오를 조정해 놓아 911요원이나 경찰이 진입했을 때 터지도록 계획한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로봇을 들여보내 폭발물 제거작업을 벌였고 폭발물이 터졌더라면 3층짜리 아파트 건물 전체가 무너질 수 있었다고 전했다.

홈스는 평소 수줍음이 많은 내성적 성격이었고 늘 외톨이로 지낸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지난해 과속으로 스티커를 발부받았을 뿐 범죄에 연루된 적은 전혀 없다. UC 리버사이드 대학에서 신경과학을 전공한 그는 2010년 아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고, 지난해 6월 콜로라도-덴버대학 의대에서 신경의학 박사과정을 거치다 중퇴수속을 밟고 있었다. 4년 전에는 로스앤젤레스 인근의 한 어린이 캠프 여름학교 지도자로 일했던 사실도 밝혀졌다.

경찰은 그가 배트맨 영화에 집착해 온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홈스가 영화 다크 나이트에서 조커역을 맡은 히스 레저가 사망 전 복용한 것과 같은 약물에 중독됐다는 보도도 나왔으나 확인되지 않았다.

워싱턴=박희준 특파원 july1s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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