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꿈 20대女 지독한 불운
6살 꼬마·생일 맞은 여성도 희생

스포츠 전문 방송인을 지망하던 제시카 거위(24·여·사진)는 지난달 이런 메시지를 트위터에 올렸다. 캐나다 토론토의 한 쇼핑몰에서 일어난 총격사건에서 살아남은 뒤였다. 그러나 지난 20일(현지시간) 발생한 총격 사건에서는 살아남지 못했다.
덴버 인근 오로라시 영화관에서 벌어진 총격사건 희생자들과 이들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고 미 MSNBC방송 등이 21일 보도했다.
배트맨 시리즈 팬이던 앨릭스 설리번은 전날 27세 생일을 맞아 영화관을 찾았다가 변을 당했다. 앞서 트위터에 “영화 시작까지 한 시간 남았어. 아마 내 생애 최고의 생일이 될 거야”라는 글을 남겼다. 특히 22일은 결혼 1주년이 되는 날이라 주위의 슬픔이 더했다. 사망자 12명 중에는 6세의 어린 소녀도 있었다. 베로니카 모서(6)는 어머니 애슐리 모서(25)와 함께 영화관에 왔다가 총을 맞았다. 애슐리도 총격을 받아 척추와 목에 중상을 입고 중태에 빠졌다. 그는 아직 딸의 죽음에 대해 듣지 못했다.
미 해병대 출신인 조나단 블런크(26)는 여자친구를 총격에서 막는 대신 목숨을 잃었다. 맷 맥퀸(27)도 영화를 함께 보던 여자친구와 그녀 오빠를 보호하려고 앞에 뛰어들었다 숨졌다.
샌프란시스코 주재 한국총영사관은 이번 사건으로 한국계 미국인 한모(21)씨가 부상했다고 밝혔다. 총영사관 관계자는 “한씨가 엉덩이에 관통상을 당해 현재 병원에서 수술 중인 것으로 확인됐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전했다.
이번 사건으로 총기 규제가 연말 대선의 핫 이슈로 떠올랐지만 정작 후보들은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2일 희생자 유가족을 만나 위로하기 위해 현장을 방문한다고 밝혔지만 총기 규제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공화당 밋 롬니 후보도 희생자에 대한 애도만을 표시하는 데 그쳤다.
정선형 기자,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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