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가 필요했던 한국과 성병 우려 美 이해가 맞아” “달러가 필요했던 한국과 자국 군인의 성병을 우려한 미국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것입니다.”
중앙대 이나영(44·사진) 교수(사회학)는 28일 미군 부대 앞 ‘기지촌’ 운영은 ‘한미의 합작품’이라고 한마디로 정의했다. 이 교수는 “1960년대 ‘윤락행위방지법’이 만들어질 때 기지촌 지역은 법이 적용되지 않는 특별구역으로 지정됐다”며 “그 무렵부터 보건소 주도로 기지촌 여성들의 성병 검진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한국의 기지촌은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거대했다”며 “일본, 필리핀 등에도 기지촌은 있었지만 국가가 개입해서 대규모의 여성을 성매매 여성으로 전락시킨 것은 보기 드문 일”이라고 덧붙였다.
‘기지촌 여성들은 자발적으로 일을 한 것 아닌가’라는 시각에 대해 이 교수는 “무엇이 자발이고 강제인지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여성들은 형제가 많아서 배우지 못했고, 가난 때문에 돈을 벌어야 했다”며 “선택의 여지가 없는 상황에서 강제와 자발을 나누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가 주도의 사과와 보상’을 주문했다. 이 교수는 “기지촌 관리 지침 등은 있지만 공식문서는 없기 때문에 국가의 위법성을 따지기는 애매한 부분이 있다”면서도 “국가가 개입했다는 다양한 정황 증거가 있는 만큼 여성들의 젊은 시절을 보상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또 “국가가 인정하고 사과하는 과정이 큰 ‘교육적 효과’를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 사회 안에서 벌어졌던 여성 착취와 인권 침해에 대해 인정하지 않고 어떻게 다른 나라의 인권 문제를 이야기하고, 국제사회의 리더가 될 수 있겠느냐”며 국가 차원의 해결을 강조했다.
오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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