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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광고에 나온 음악 참 좋던데… 제목이?”

입력 : 2013-01-17 09:19:57 수정 : 2013-01-17 09: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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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나잇’ 등 비주류음악 광고 통해 인지도 쑥쑥
감각 극대화한 영상과 접목 강렬한 인상 남겨
“이 광고에 나온 노래 제목이 무엇인가요?”

주요 포털 검색창에는 광고에 삽입된 노래에 대해 묻는 질문이 넘쳐난다. 광고를 통해 몰랐던 음악에 빠져드는 형태는 TV광고의 시작과 함께 지속해 왔다. TV광고가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장르와 가수를 소개하는 유용한 창구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광고에는 국내외 음원 차트를 장악한 유명 노래 대신 새로운 스타일에 어울리는 비주류 음악이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노래가 영상과 어울려 시청자의 감각을 자극할 때 사람들은 새로운 음악으로 빠져들게 된다.

파로브 스텔라, 아프로잭, 페터 폭스 등 해외 음악가들은 광고 음악을 통해 국내 인지도를 높였다.
◆광고음악으로 뜬 비주류 음악


지난해 화제를 모은 오스트리아 음악가 파로브 스텔라와 자우림의 김윤아가 함께한 현대카드 PYL 광고에 삽입된 ‘올 나잇(All night)’이 대표적이다. 이 노래는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누 재즈(Nu Jazz)’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기폭제 역할을 했다. 누 재즈는 일렉트로닉에 재즈적 요소를 가미한 음악으로, 파로브 스텔라는 광고를 통해 국내에서 인지도를 높였다.

더치하우스(일렉트로닉의 하위장르) 선두주자로 꼽히는 DJ 아프로잭의 ‘캔트 스톱 미(Can't stop me)’도 올 상반기 배우 김수현이 출연한 카스 광고에 삽입되면서 인기를 끌었다. 아프로잭은 미국 배우 패리스 힐튼과의 열애로 국내 언론의 관심을 받았지만 정작 그의 음악은 대중에 노출되지 않았다.

이대화 음악평론가는 “아프로잭은 2011년 그래미어워즈 리믹스 부분에서 수상할 정도로 전 세계적 인지도를 쌓은 DJ지만, 맥주 광고에 삽입되기 전까지 국내 라디오에서 틀어준 적이 없을 정도로 그의 음악은 마니아들 사이에서만 회자했다”고 설명했다.

2010년 현대카드 광고에 삽입돼 시청자와 평단의 눈길을 사로잡은 힙합 버전 교향곡도 있다. 독일 래퍼 페터 폭스가 리메이크한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 제7번 레닌그라드 4악장은 현대카드 광고음악으로 전파를 타면서 대중의 귀를 사로잡았다. 클래식에 관심없는 사람들도 페터 폭스가 만든 리메이크곡을 인터넷상에 퍼나르며 원곡과의 차이점을 분석했다.

◆광고음악에 빠져드는 이유

렌카의 ‘Everything at once’(마이크로소프트 Window8), 제임스 블런트의 ‘You’re beautiful’(GM대우 토스카), 텔레팝뮤직의 ‘Breathe’(LG Cyon) 등 광고에 삽입된 수많은 노래는 그 자체로 좋지만 15∼20초의 짧은 영상과 어우러졌을 때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 냈다. 감각을 극대화한 영상과 접목되면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인터넷상에서 떠들썩하게 회자하는 수준이지만 미국에서는 특정 시간대에 편성된 광고가 음원 차트를 뒤엎기도 한다.

지난해 미국 슈퍼볼(북미프로풋볼 챔피언 결정전) 경기 중간에 상영되는 광고 음악으로 쓰인 인디밴드 펀(Fun)의 ‘위 아 영(We are young)’은 다음날 미국 아이튠즈 차트 1위를 석권했다. 올해는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테마로 하는 미국 견과류 스낵업체 파라마운트 팜스의 ‘원더풀 피스타치오(Wonderful Pistachios)’가 2월에 열리는 슈퍼볼 중간광고를 장식할 예정이다.

국내에서는 1990년대 CF노래를 모은 음반이 시기별로 발매됐으나 국제 저작권법이 도입되면서 광고음악을 묶어내는 기획음반은 거의 자취를 감췄다. 이전에는 대부분 해외 음악을 무단 복제해서 시중에 판매했던 것이다.

차우진 대중음악평론가는 “2000년대 초반 국내 인디음악도 광고를 통해 대중에 소개되는 경우가 많았다”며 “드라마 배경음악, 영화음악도 새로운 음악을 대중에 보급하는 역할을 하지만 주목성이 높은 광고음악의 효과가 가장 크다”고 설명했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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