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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人] 프로배구 ‘미녀 신인’ 도로공사 고예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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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3-12-06 20:28:32 수정 : 2013-12-07 02: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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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짱 인기 쑥스러워요, 실력으로 인정받을 것” 여자 운동선수들은 뛰어난 실력 외에 외모로도 화제가 되곤 한다. 비슷한 기량이라면 얼굴 예쁜 선수가 더 주목받기 마련이다. 출범 10년을 맞은 프로배구에도 그동안 많은 미녀 선수들이 있었다. 이번 시즌 한국도로공사에 입단한 고예림(19·사진)은 여자 프로배구 미녀 계보를 이을 만한 선수다. 그는 아마추어 시절부터 팬들 사이에서 ‘얼짱’으로 인기가 많았다. 아직 주전 자리도 꿰차지 못한 새내기에게 쏠린 지나친 관심이 부담스럽진 않을까. 5일 경기도 성남에 위치한 도로공사 배구단 숙소에서 고예림을 만났다.

‘얼짱’이라는 수식어가 어떤지 물었다. 고예림은 쑥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예전에는 실력을 인정받지 못해 참 부담이 됐는데, 요즘엔 그렇게라도 관심을 가져주시니 감사해요”라면서 “더 열심히 해서 실력으로도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싶다”고 답했다. 스스로 예쁜 건 아느냐고 묻자 “피부가 하야니까 예쁘게 봐주시는 것 아닐까요”라며 배시시 웃었다. 자신을 빼고 예쁜 선수들을 꼽아달라고 하자 팀 동료 황민경과 곽유화를 지목했다. 배구팬들은 도로공사를 ‘미녀군단’이라 부른다.

고예림은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2순위로 KGC인삼공사에 지명됐다. 그러나 도로공사가 지난 8월 인삼공사와의 트레이드에서 1라운드 신인 지명권을 받았기 때문에 도로공사 유니폼을 입게 됐다. 신인이라면 누구나 전체 1순위를 탐낸다.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되기 때문. 고예림도 “당연히 아쉬웠죠. 1순위에 지명될 줄 알았거든요. 자존심이 좀 상하긴 했는데, 생각해보니 2순위도 잘 간 거잖아요. 그래도 신인왕은 양보하고 싶지 않아요”라며 속내를 털어놨다.

고교 시절 팀의 에이스이자 맏언니였다가 프로팀 막내가 되면 어떻게 달라질까. 고예림은 “고교 땐 운동에만 신경 쓰고 제 시간이 많았는데, 이제 막내다 보니 운동뿐만 아니라 공도 줍고 짐도 챙겨야 해요”라면서 “힘들어도 언니들을 보고 배울 수 있어 더 좋아요”라고 설명했다.

고예림의 포지션은 레프트 공격수. 도로공사에는 황민경, 김선영, 김미연, 곽유화까지 유독 준척급 레프트들이 많다. 프로는 무한경쟁의 세계다. 고예림이 생각하는 자신의 장점과 보완할 점은 무엇일까. 장점이 없다며 한참을 고민하던 고예림은 “리시브는 자신 있어요. 몸을 기울여서 공격하는 타법 때문에 타점이 낮아지는 것을 보완해야 해요”라고 말했다.

고예림의 롤 모델은 누굴까. 177㎝로 배구선수치고는 비교적 단신인 고예림은 자신과 비슷한 단신 공격수들을 꼽았다. “KGC인삼공사의 (백)목화 언니가 저처럼 단신이면서도 공격과 수비, 서브를 다 잘해서 닮고 싶어요. 우리 팀에선 (황)민경 언니요.” 남자 선수들 중에서는 러시앤캐시의 송명근이 좋단다. 그 이유 역시 단신임에도 배구를 너무 잘해서라고. 

고예림은 초등학교 5학년 때 배구를 시작했다. “배구부가 없는 학교를 다녔어요. 어느날 갑자기 학교 방송에서 각 반에서 키 큰 학생 2명씩 교무실로 와서 이름이랑 주소를 쓰고 가라고 했어요. 시키는 대로 하고 집에 가보니 바로 옆 학교 코치님이 와 계셨어요. 어렸을 때 몸이 허약해서 엄마는 반대하셨지만, 학생 시절 야구 선수를 잠깐 하셨던 아빠가 적극적으로 밀어줬어요.” 대부분의 운동선수들은 한 번쯤은 그만두고 싶었을 때가 있었다. 고예림도 그랬다. “중학교 때 슬럼프에 빠졌었죠. 훈련도, 체벌도 견디기 힘들었어요. 그때 부모님이 흔들리는 절 잡아주셔서 지금의 프로선수 고예림이 있을 수 있었어요.”

일상 이야기가 궁금해졌다. “훈련 끝나고 고교 때 다친 발목 때문에 물리치료받고, 숙소에 들어가 청소하면 11시가 넘어요. 그러면 지쳐서 그대로 쓰러져 자요. 짬이 날 땐 레고 조립을 해요.” 발목 상태는 병원에서 수술을 권할 정도란다. 고질병이라 아마 선수 생활 내내 안고 가야 한다고.

고예림의 선수로서의 목표와 그 이후의 꿈은 무엇일까. “우선 열심히 해서 주전 자리를 따내고 싶어요. 그런 뒤엔 국가대표가 되어서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대회에서도 뛰고 싶어요. 선수 은퇴 뒤에는 체육선생님이 되고 싶어요. 단 배구를 가르치고 싶진 않아요.”

처음엔 낯을 가렸던 고예림은 인터뷰가 진행될수록 여느 20대 소녀와 다르지 않게 활발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외모에 관심 많은 소녀답게 자신이 잘 나온 사진을 보여주며 이 사진으로 실어달라고 조르기도 했다. 고예림이 외모만큼이나 실력으로 주목받으며 신인상을 받을 수 있을까.

성남=남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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