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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종택의新온고지신] 일일부작일일불식(一日不作一日不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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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4-30 22:37:24 수정 : 2014-04-30 22: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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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은 신성함과 존엄성을 지닌다. 모든 사람은 노동을 통해서 자기 생활에 필요한 물자를 얻을 수 있고 더 큰 행복을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일을 통해 성과의 크고 작음에 관계없이 보람을 맛본다는 사실이다. 국가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그 나라가 잘살려면 국민이 열심히 일해 생산성을 늘리고 수출 증대 등 더 큰 성취를 쌓아야만 가능하다. 국민일체감도 가능해진다. 이처럼 노동이란 개인이나 가정, 공동체에 행복을 낳는 원천이 되는 셈이다. 그래서 옛부터 노동은 인간 생활의 가장 소중한 가치로 인식돼 왔다.

중국 당나라의 백장 회해선사(百丈 懷海禪師)는 “하루 일하지 않으면 그날은 먹지 않는다( 一日不作 一日不食)”고 설하고 이를 솔선수범했다. 백장선사는 90세의 노구에도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수행하는 등 다른 대중과 함께 운력에 참여했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제자가 백장스님이 사용하던 농기구를 모두 감추었다. 그러자 스님은 그날 방에서 나오지 않고, 식사도 하지 않았다. 제자들이 이유를 묻자 답한 말이 “내가 아무런 덕도 없는데 어찌 남들만 수고롭게 하겠는가? 하루 일하지 않으면 하루 먹지 않는다.”

‘일일부작 백일불식(一日不作 百日不食)’이란 말도 있다. 사마천의 ‘사기(史記)’에 나온다. ‘농부가 하루 일을 쉬면 백 일 동안의 양식을 잃는다’라는 뜻으로서 미리 준비가 없으면 나중에 곤란을 받으니 ‘제철을 놓치지 말고 일하라’는 경책의 말이다.

물론 일을 하되 부지런히 성심성의껏 해야 한다. 대충대충하면 하지 않는 것만 못하다. 몸을 놀려야 건강에도 좋다. ‘명심보감’은 이렇게 가르치고 있다. “몸을 수고롭게 하지 않으면 게을러져서 허물어지기 쉽고, 마음이 근심하지 않으면 황폐하고 음란해져 안정되지 않는다(形不勞則怠惰易弊 心不憂則荒淫不定).”

오늘은 ‘노동절’이다. 노동을 통해 근로자와 기업, 나라에 싱그러운 5월처럼 새소망의 열정이 가득하길 기대한다.

황종택 녹명문화연구소장

一日不作 一日不食 : ‘하루 일하지 않으면 그날은 먹지 않는다’는 뜻.

一 한 일, 日 날 일, 不 아니 불, 作 지을 작, 食 먹을 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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