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31일자 아시아판 기사에서 “상하이시 당 관료들의 부패 혐의를 조사하기 위해 감찰사정 총괄기구인 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의 태스크포스(TF)팀이 상하이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시 주석이 상하이방 맹주인 장 전 주석을 정조준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베이징 정가에서는 시 주석이 당과 군대 내에 장 전 주석의 영향력이 남아 있는 것에 대해 격분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FT는 전했다. 중국 최고지도부인 중앙위원회 상무위원 7명 중 4∼5명 정도가 장 전 주석과 가까운 것으로 분류된다.
대만 연합보는 이날 ‘시진핑이 원로정치를 끝냈다’는 제목의 해설기사에서 중국 정부의 저우융캉 수사가 ‘선배 지도자’들의 정치적 공간을 축소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문은 특히 대부분의 원로 정치인이 베이다이허(北戴河)로 하계 휴가를 떠난 상황에서 이번 발표가 나온 점에 주목했다. 중국 지도부가 통상 7월 말∼8월 초 개최되는 베이다이허 회의, 9월로 예정된 제18기 당 중앙위원회 4차 전체회의(4중전회)의 협의과정 없이 수사 사실을 공개한 것은 “앞으로도 현직 지도자가 정치 원로들의 의견을 구하는 절차 없이 중요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신문은 해석했다.
중국군은 당국의 저우융캉 처벌 결정을 “강력히 옹호한다”며 “일체의 행동은 당 중앙, 중앙군사위원회와 시 주석의 지휘를 따르겠다”고 밝혔다고 기관지 해방군보가 전했다. 군이 시 주석에게 충성맹세를 한 셈이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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