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신세경(24)을 보면 ‘당찬 20대’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그만큼 현재 20대 여배우 중에서 자기만의 색깔을 확고하게 갖고 있는 배우로 많은 관계자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그는 허영만 화백의 원작 만화를 옮긴 ‘타짜-신의 손’(감독 강형철, 9월3일 개봉, 이하 타짜 2)에서 여주인공 허미나 역을 맡아, 대길 역의 최승현과 함께 극을 이끌어나간다. ‘신세경이 타짜에?’ 처음에는 많은 이들이 ‘반신반의’했던 것도 사실이지만, 공개된 영화에서 그는 이런 염려가 모두 기우라는 듯 자신의 역할을 110% 훌륭히 소화해냈다.
“아무래도 전 제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없어요. 다만, 미나는 저와 닮은 점이 분명히 있었죠. 연기를 하면서도 미나를 닮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책임감이 있고, 힘든 과거가 있었음에도 꿋꿋하고 당당하죠. 어떤 일이든 멋지게 마무리한 뒤에는 그걸 또 생색내지도 않아요. ‘의리녀’인 건 말할 것도 없고요.(웃음)”
‘타짜 2’는 2006년 나온 ‘타짜’(감독 최동훈)과는 전혀 다른 스토리, 인물, 형식을 자랑하는 영화. 그만큼 새로운 작품이 탄생했다고 해도 과언 아니다. 탑(최승현)과 함께 전편의 조승우-김혜수 커플을 이어야 한다는 부담감은 그래서 더욱 안 가지려고 노력했다고 했다.
“탑 오빠가 내성적인 편이라 처음에는 서로 낯가림이 좀 있었어요. 그런데 둘이 워낙 ‘센 장면’들을 자주 촬영하다 보니 서로의 생각을 공유해야 할 때가 많았죠. 그럴 때마다 탑 오빠가 먼저 다가와서 ‘대사 좀 맞춰보자’ ‘네 생각은 어때?’ 해주니까 정말 고마웠어요. 촬영하다 보면 의외로 그런 분이 많지 않거든요?(웃음) 그런 열정과 노력에 깜짝 놀랐다고 할까요. 실제로는 개구쟁이 같으시고, 연기에 있어 독특하고 참신한 시도도 많이 하세요. 그런 모습 보면서 저도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에이, 감독님이 그렇게 말씀하셔도 전 믿지 않았어요. 감독님~ 팔불출 같아요.(웃음) 노출신은 어떻게 생각하면 엄청난 일인데, 또 어떻게 생각하면 아무렇지 않은 일이더라고요. 원작에 있는 신이기도 하고, 그 장면이 무척 중요했거든요. 마지막 탈의한 채 화투 치는 장면에서도 선배님들과 처음에만 어색했지, 나중에는 아무렇지 않았어요. 혹시라도 제 노출신 때문에 속상해 하는 팬들이 계실지 모르겠는데, 영화를 보고 나면 알게 되실 거예요. 팬들이 좋아할 거란 확신이 있었기에 찍을 수 있었죠.”
김윤석, 유해진, 이경영, 곽도원 등 기라성 같은 선배들과의 작업은 이번 영화를 통해 거둬올린 최대 수확이라고 신세경은 말했다. 그들의 작품을 대하는 태도를 옆에서 지켜볼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큰 공부가 됐다고.
“정말 대단한 선배님들이었어요! 그분들과 한 작품에 출연한다는 건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이잖아요. 현장에서 그분들의 권위적인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어요. 촬영 중 긴장되는 순간이 오면, 오히려 후배들을 편하게 해주시려고 노력하셨죠. 가끔은 귀엽고 사랑스러운 모습까지.(웃음)”
이제 겨우 만 24세. 아직은 하고 싶고, 해봐야 할 캐릭터가 훨씬 많은 나이. 신세경은 자신을 향한 팬들과 네티즌의 질타도 겸허히 수용해나가면서 한 단계, 한 단계 성장하는 배우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칭찬이든, 질타든 배우가 되기 위한 일련의 과정 속에 있다고 생각해요. 그동안 남자들의 보호본능을 자극하고 약하고 여린 여성 이미지를 주로 했다면, 이제는 어느 정도 환기시켜 줄 필요도 있는 것 같아요. 그런 시기에 ‘타짜 2’의 허미나, 정말 잘 만난 것 같지 않나요?(웃음) 앞으로도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열심히 작품하면서 즐겁게 살고 싶어요. 그런 과정 속에 찍은 ‘타짜 2’도 많이 즐겨 주세요.”

사진=김경호 기자 stillc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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