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볼라 공포, 국립의료원 감염내과 간호사 4명 사직

접촉뿐 아니라 공기로도 감염 가능성 주의보 발령

에볼라 바이러스 공포가 현실로 다가왔다.

에볼라 환자를 최초로 다룰 가능성이 있는 국립중앙의료원 감염내과 소속 간호사 4명이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립중앙의료원은 국가로부터 에볼라 감염환자 치료를 맡을 격리병원으로 지정된 곳이다.

22일 김옥수 대한간호협회장은  대한의사협회와 공동으로 연 에볼라 관련 기자회견에서 "에볼라 공포로 국립중앙의료원 감염내과에 소속된 간호사 4명이 사표를 냈다"고 말했다.

이어 "에볼라 감염환자가 발생하면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치료를 받게 되는데 의료진이 사표를 냈다"면서 "우리나라뿐 아니라 일본, 중국도 에볼라 환자를 치료한 경험이 없다"고 했다.

김 회장은 "에볼라 치료에 대한 대책이 아직 미비하다"며 "서아프리카로 의료진을 파견했다가 환자가 발생하면 대책이 없는 상황"이라며 정부의 대책을 촉구했다.

국립중앙의료원 간호사 사표에 이어 다른 국가지정 격리병원 의료진도 이탈할 가능성도 있어 보건 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이날 최재욱 의협 의료정책연구소장은 "에볼라는 통상적으로 체액, 혈액을 통한 감염이 일반적이지만 최근 환자를 치료할 때 공기로도 감염된 보고사례가 있다"며 "공기 중 감염 가능성과 실험적 결과, 역학 자료가 계속 보고되고 있다"고 공기를 통한 감염도 염두에 둬야한다고 주장했다.

최 소장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공기로 인한 감염 발생을 우려해 환자를 시술할 경우엔 반드시 레벨 A등급부터 C등급을 기준으로 정했다"며 "아프리카 현지 병원 내 수술방에선 감염이 우려된다"고 했다.

추무진 의사협회장은 "환자를 수술할 때 출혈이 생기고 의료진이 이를 저지하기 위한 처치를 하면서 가스도 나온다"며 "에볼라 환자가 기침을 할 때 호흡기를 통해 바이러스가 묻어 나와 떠다닐 수 있다"고 경고했다.

추 회장은 "환자 혈액을 뽑거나 혈관주사, 소변줄을 넣을 때도 에볼라 바이러스가 공기 중으로 떠다닐 가능성이 염려된다"고 우려했다.

의사협회와 간호협회는 에볼라 치료진에 대해 최소 C 등급 보호구 지급을 정부에 요구햇다.

C등급은 D 등급에 비해 전신을 보호하고 더 강화된 재질로 구성돼 있으며 필터가 들어간 방독면을 쓴다.

한편 정부는 국내 에볼라 의료진과 내달 서아프리카로 파견될 에볼라 대응팀에게 미국처럼 C등급 보호장구를 지급키로 했다. 당초 정부는 기초보호구인 D등급 보호장구를 지급할 예정이었다 .

박태훈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