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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신해철씨의 수술을 집도한 서울 송파구 S병원은 비만 수술 부작용에 대한 설명보다는 장점과 할인행사 등을 중점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홈페이지 캡처 |
6일 대한성형외과의사회 등에 따르면 위밴드 수술은 식이요법만으로 체중감량이 어렵고 비만으로 목숨이 위태로운 환자 등의 치료용으로 도입된 수술이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수술할 필요가 없는 정상인들에게까지 광범위하게 수술이 이뤄지고 있다.
신씨 수술을 집도한 서울 송파구 S병원은 홈페이지를 통해 위밴드 위보톡스 위풍선 위소매절제술 위우회술 등 ‘모든 비만 관련 수술이 가능한 병원’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대부분의 환자는 부작용이나 합병증 없이 수술을 받게 된다’, ‘비교적 간단하다’, ‘효과적이고 안전하다’, ‘수술시간이 짧다’는 등 손님을 유인하는 문구를 앞세우고 있다. 전문가적 식견을 담은 부작용에 관한 설명은 매우 간단해 눈에 뜨이지 않고 있다. 또 ‘매주 수요일 위밴드 수술 650만원→500만원’ 등 할인 이벤트도 진행했다.
‘양악 수술’도 애초 턱이 심하게 어긋나 기능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들을 위한 치료용 수술이었지만 ‘갸름한 턱선’을 원하는 여성이 늘면서 대중화되고 있다. 한 성형외과 전문의는 “수술 과정에서 뇌에 손상이 가 반신불수나 뇌출혈로 이어지는 등 위험성이 크다”며 “객관적으로 수술이 필요하지 않은 환자라 하더라도 본인이 원한다면 수술을 해 줄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위험성 높은 치료용 수술이 미용 수술로 대중화되는 이면에는 병원들의 ‘수익 제일주의’가 자리 잡고 있다. 병원의 규모가 커지고, 이를 유지하기 위해 내원자에게 무리하게 수술을 권유한다는 것이다.
비전문의들의 수술이 많다는 것도 우려를 더한다. 현재 전국에서 미용·성형 관련 수술을 하는 병원은 1만곳이지만, 그중 성형외과 전문의가 운영하는 병원은 1000여곳에 불과한 실정이다.
대한성형외과의사회 민병두 윤리이사는 “비전문의들은 아무래도 수익을 위해 성형수술까지 영역을 확장하면서 관련 수술을 하게 된 경우가 많다 보니 하지 않아도 될 수술을 하는 등 위험요소가 더 많다”고 말했다.
의료소비자연대 강태언 사무총장은 “수술 후 피해 사례들을 보면 대부분 부작용이나 위험성에 대한 설명을 잘 못 들었다고 한다”며 “수술이 본래 목적으로 제한돼 쓰이도록 하고, 수술 전에 위험 요소에 대해 충분히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유나·최형창 기자 y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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