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5년간 이집트 카이로의 한 지하철역 벽에 갇혀 살던 고양이가 극적으로 구조돼 네티즌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아쉽지만 구출된 고양이는 또 다시 도망쳐버린 상태다.
지난 5일(현지시각) 영국 미러 등 외신들에 따르면 최근 이집트 카이로에 있는 무하메드 나구이브 역에서 고양이 한 마리가 구조됐다.
고양이가 구조된 데는 앱도(Abdo)라는 이름의 중년남성이 큰 역할을 했다. 그는 5년 전, 승강장 벽에서 고양이 울음소리가 나는 것을 들은 뒤, 내부에 고양이가 갇혔다는 것을 알게 됐고, 무려 5년간 하루도 거르지 않고 고양이에게 먹이와 물을 가져다준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앱도는 2011년 카이로에서 ‘무바라크 사태’가 일어났을 때도 고양이만은 정성스레 돌본 것으로 전해졌다.
앱도는 고양이의 덩치가 커지면서 더 이상 벽 속에서 지낼 수 없게 되자 이 같은 사연을 동물보호협회 측에 알렸고, 페이스북 등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도 고양이의 이야기가 퍼지면서 네티즌들의 구호운동이 펼쳐지기도 했다.
사연을 접한 이들은 ‘왜 승강장 벽을 허물지 않았냐’고 물을 것이다. 벽을 허물 수 없는 이유가 있었는데, 이는 공공기물을 파손하는 것으로 간주하는 이집트의 법이 작용하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고양이는 새끼였을 적, 벽 어딘가에 있던 구멍을 통해 들어간 뒤 갇힌 것으로 보인다.
구조작업은 5시간에 걸쳐 진행됐다. 다행히 고양이는 무사히 구출됐고, 옆에서 지켜보던 앱도도 안심할 수 있었다.
그런데 한 가지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벽에서 빠져나온 고양이가 사람들의 손에 잡힐 틈도 주지 않고 재빨리 도망쳐버린 것이다. 결국 앱도는 고양이의 행방을 찾아야 하는 처지에 놓이고 말았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영국 미러·유튜브 영상화면 캡처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