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의원은 이날 회의에서 메르스 사태 관련 전문 인력 부족, 병원 관리와 정부·지자체와 병원 간 정보 공유 문제, 컨트롤타워 부재 등에 대해 비판을 쏟아냈다. 새누리당 김명연 의원은 “(메르스 사태) 초기부터 전문 인력 부족에 대한 여러 얘기가 나왔다”며 “세월호 참사를 겪고 국민안전처도 생겼지만 구급장비나 인력 확보에 대해 (정부가)움직인 게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당 김기선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인 강원도 원주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두 명의 환자가 정부로부터 자가격리 등의 통보를 받지 못한 사실을 언급하며 “정부가 메르스 관련 모든 정보를 공개하고 병원, 지자체와 공유하겠다고 했는데 실제로 이뤄지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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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11일 당 소속 의원과 함께 서울 여의도성모병원을 방문해 마스크를 쓰고 응급실 내 메르스 선별진료소에서 의사출신 문정림 의원의 체온을 재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새정치민주연합 김용익 의원은 “(메르스 진앙지인) 평택성모병원 측이 메르스 전담병원으로 지정해주고 병원을 통제해달라고 얘기했는데 오히려 정부가 입원환자 510명을 퇴원시키면서 구멍이 뚫려 걷잡을 수 없는 사태가 발생했다”며 “보건복지부가 병원 관리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몰아세웠다.
메르스 진원지로 지목된 삼성서울병원 측의 부실한 대응에 대한 책임론도 집중 제기됐다.
야당 의원은 “삼성서울병원이 뚫려 슈퍼전파자가 나오는 형국”, “메르스 사태와 관련해 질병관리본부는 삼성서울병원에 대해 치외법권 지대처럼 다뤘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정두련 과장은 “우리 병원이 뚫린 게 아니라 국가가 뚫린 것”이라고 책임을 부인했다. 슈퍼전파자로 불리는 ‘14번 환자’에 대한 관리가 소홀했다는 질타에 대해서도 “14번 환자는 중동에서 온 환자도 아니었고 우리 병원에 왔을 때는 다른 병원을 거쳐온 폐렴환자에 불과했다”며 “정부로부터 우리나라에서 메르스가 집단 발병하고 있다는 정보가 없다면 병원에서는 해당 환자에 대해 (메르스 확진 여부를) 알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14번 환자가 메르스 진앙인 평택성모병원을 거쳐 왔지 않느냐는 지적에 대해 “평택성모병원을 거쳐온 것은 알고 있었지만, 집단발병이 있었다는 사실은 저희는 모르고 있었다”며 “(집단발병 여부는) 정부가 통보해줘야 할 일”이라고 정부 측에 책임을 돌렸다.
한편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이날 메르스 확진 환자가 발생한 곳으로 알려진 서울 여의도성모병원을 방문했다. 몸소 ‘안심 메시지’를 보내려는 행보다. 그는 관련 시설을 둘러보고 관계자들을 격려한 뒤 “의료진이 너무 고생이 많아 실태를 파악하고 무엇을 지원할 수 있을지 들어보고자 왔다”고 말했다. 병원 인근에 거주하는 그는 특히 “제가 이 병원에 다니고 있다”고 소개한 뒤 “처음엔 1번 환자가 이 병원을 다녀갔다고 해서 사실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이 또한 루머였다”며 과도한 우려를 경계했다.
김 대표는 병원 관계자들과 환담한 뒤 외부에 마련된 간이 검사시설로 이동해 직접 체온을 재보는 등 기초 검사를 시연했다. 이어 소독 후 병동으로 입장, 외래 대기실에서 감기 증상으로 내원한 노년 남성과 인사를 나누고 응급실을 찾아 음압시설 등을 둘러봤다.
김채연 기자 w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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