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시대 전주성의 동서남북 4곳에 축조된 성문은 일제 강점기 초기에 대부분 철거돼 현재는 남문(풍남문)만 남아 있는 상태다. 나머지 동문(완동문)·서문(패서문)·북문(공북문)은 기록으로만 남아 있을 뿐 그 모습을 담은 사진은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고 있다.
군산대박물관 구희진 교수(역사철학부)팀은 “동국사가 소장하고 있는 일제 강점기 문화유산에 대한 학술조사 과정에서 최근 서문 사진엽서 한 장을 발견했다”고 9일 밝혔다.
또한 동학혁명 이후 토벌작전 수비대로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전라감영 부속건물을 담은 사진과 6.26때 대부분 불탄 것으로 알려진 고창 무장·거창·함양 관아 등 사진 다수도 함께 발견됐다.
연구팀은 “이 엽서에 담긴 서문사진은 일제강점기 초기 사대문이 철거되기 전 촬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멀리 동문의 모습과 주변의 성곽, 일대 풍경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이 사진을 누가 촬영한 것인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동국사는 1909년 창건된 국내 유일의 일본식 사찰로 불교용품과 탱화, 일제강점기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문서와 사진첩, 무기류, 자료 등 1만여 점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 자료 중 상당수는 주지 종걸스님이 모은 것으로 지난 2006년부터 동국사에서 기획전시를 통해 일반에 공개된 바 있으나 서문 사진 등 사적자료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군산대박물관팀은 지방보조금 3000여 만원을 지원받아 지난 달부터 이곳의 소장자료를 대상으로 종합적인 학술조사를 벌이고 있다.
구희진 교수는 “이번에 발견된 서문 사진엽서를 통해 전주성의 핵심건물과 일대 모습을 살필 수 있어 역사복원 사업에 귀중한 자료가 될 것”이라며 “조사가 완료되면 일제 강점기 역사 연구와 역사 교육의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군산=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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