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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erSports] 최동원·염종석… 롯데 안경잡이 에이스 계보 잇는 박세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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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6-09 21:59:54 수정 : 2016-06-16 11:2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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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계에서 부산은 ‘구도(球都)’로 통한다. 야구의 수도란 의미다. 그만큼 부산 팬들이 롯데 자이언츠에 보내는 성원은 열광적이다. 사직구장에서 그들만의 독특한 응원문화를 접하게 되면 아무리 야구 문외한이라도 단숨에 롯데팬이 될 정도다. 부산 팬들의 광적인 응원에도 불구하고 롯데가 34년의 KBO리그 역사에서 한국시리즈를 제패한 것은 단 두 번에 불과하다. 2001∼07년의 롯데 순위인 ‘8888577’은 야구팬들 사이에선 ‘전설의 비밀번호’로 회자될 정도다. 4년 연속 꼴찌도 롯데만이 보유한 ‘불명예’다.

이렇게 만년 약체 이미지가 강한 롯데가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1984년과 1992년에는 ‘안경잡이 우완 선발투수’가 있었다. 1984년에는 ‘불세출의 투수’ 고 최동원이 그 주인공이다. 그는 1차전 완봉승, 3차전 완투승, 5차전 완투패, 6차전 구원승, 7차전 완투승 등 혼자서 5경기 4승1패를 거두며 롯데의 창단 첫 우승을 이끌었다. 당시 강병철 감독이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최동원에게 1,3,5,7차전 등판 준비를 지시하며 “동원아, 우짜노. 예까지 왔는데”라고 미안해하자 최동원이 “네, 알았심더. 함 해보입시더”라고 받아들였다는 유명한 일화가 전해 내려올 정도다.

박세웅
최동원
염종석
1992년의 주인공은 신인이던 염종석(현 SPOTV 해설위원). 그는 17승9패6세이브 평균자책점 2.33(1위)이라는 엄청난 기록을 세웠다. 염종석은 포스트시즌에서도 준PO 1차전 완봉승, PO 1차전 3이닝 구원승, 4차전 완봉승, 5차전 3이닝 세이브 등 불꽃 같은 활약을 보이며 롯데를 한국시리즈 무대로 이끌었고, 결국 롯데는 V2에 성공했다.

하지만, 롯데는 이후 한국시리즈에 딱 두차례(1995, 1999) 진출했을 뿐 24년간 한국시리즈 우승에 실패했다. 이처럼 인고의 세월을 견딘 롯데에 최동원과 염종석의 향기를 풍기는 ‘안경잡이 우완 에이스’가 다시 한 번 등장했다. 바로 프로 3년차 박세웅이다. 1군 무대에 데뷔한 지난 시즌 박세웅은 2승11패 평균자책점 5.76으로 ‘성장통’을 겪었다. 비록 성적은 좋지 못했지만 롯데는 꾸준히 그를 선발 로테이션에 기용하며 ‘미래의 에이스’로 키웠고, 올 시즌 그 결실을 맺었다. 겨우내 80kg까지 찌운 체중 덕에 박세웅의 직구는 시속 150km까지 올랐다. 여기에 낙차 큰 포크볼과 슬라이더, 커브 등 변화구 구사도 한층 더 능숙해졌다. 박세웅은 8일 시속 150km 직구와 포크볼을 앞세워 SK 타선을 농락하며 6이닝 4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로 시즌 5승(4패)에 성공했다. 평균자책점도 4.55로 낮췄다. 롯데 토종 선발 중 최다승이자 최저 평균자책점이다. 이제 엄연히 롯데 토종 에이스는 박세웅이다. 아직 시즌을 절반도 치르지 않았음을 감안하면 데뷔 첫 10승도 기대해봄 직하다.

박세웅의 잠재력은 아직도 무궁무진하다. 경험이 더 쌓이면 롯데를 넘어 KBO리그를 호령할 에이스로 성장할 재목이다. 지금까지 롯데가 한국시리즈를 우승한 역사를 살펴볼 때 부산 롯데팬들의 오랜 기다림은 박세웅이 리그 최고의 투수로 거듭날 때 이뤄지지 않을까. 박세웅이 최동원-염종석의 계보를 이을 그날을 기다려본다.

남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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