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를 ‘올빼미형 인간’(night guy)이라고 고백한 오바마 대통령은 보고서를 보다가 질문이 생기면 새벽 1시가 넘어서도 종종 참모들에게 “아직 안 자고 있나”라는 이메일을 보내곤 한다. 지난달에는 데니스 맥도너 비서실장이 0시30분 이메일을 받았는데 ‘연설문 초안을 다듬어 놨으니 아침에 출근하는 대로 보라’는 내용이었다.
공식 일과를 마치고 백악관 내 거처로 퇴근한 뒤 오바마는 저녁 6시30분쯤 가족들과 저녁식사를 한다. 요즘은 식사를 마치고 거처 내 개인집무실 ‘트리티 룸’으로 직행한다. 그곳에서 혼자 보내는 4∼5시간은 공식 집무실 ‘오벌 오피스’에서 보내는 시간만큼 중요하다고 NYT는 전했다.
저녁 8시에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올리는 브리핑 자료가 전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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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집권 초반인 2009년 3월 어느 날 늦은 밤에 개인 집무실에서 국민들이 보낸 편지를 읽고 있다. 뉴욕타임스 캡처 |
이 시간에 오바마 대통령은 백악관으로 우송되는 일반 국민의 편지 가운데 참모들이 매일 선별하는 10통을 읽는다. 스포츠 전문채널 ESPN을 시청하거나, 소설을 읽거나, 아이패드로 낱말 맞히기 게임을 할 때도 있다. 미국의 유력 일간지를 읽으며 뉴스 따라잡기를 하기도 한다.
그의 수행비서였던 레지 러브의 모교인 듀크대가 야구경기에서 진 날, 오바마 대통령은 러브에게 “듀크대가 이겨야 했는데”라는 문자를 보냈다.
역사학자 도리스 컨스 굿윈은 “역대 대통령은 다른 사람들과의 만남에서 필요한 에너지를 얻곤 했다”면서 “그(오바마 대통령)는 혼자 집에 있는 스타일인 것 같다”고 말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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