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중은행에 이어 지방은행들도 모바일뱅킹 서비스에 뛰어들고 있으나 상당수 은행의 모바일뱅크 어플리케이션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등 문제가 발생하는 일이 잦아 소비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모바일 대중화에 따라 각 시중은행이 모바일뱅크를 통한 비대면 서비스 확대에 적극 나섬에 따라 6개 지방은행들도 차례로 모바일뱅크를 출시하며 엄지족을 끌어들이기 위해 골몰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고객 불편이 제기되는 등 트렌드 따라잡기에만 치우쳐 고객 이용 환경은 제대로 고려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모바일뱅크 어플을 다운받는 구글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에는 지방은행들의 모바일뱅크 어플이 제대로 실행되지 않거나 오류를 일으킨다는 내용의 리뷰가 다수 올라있다.
모바일뱅크를 출시한 지 가장 오래된 대구은행의 '아이엠뱅크' 리뷰에는 지난 4월 23일에 달린 "루팅앱이 있어 (실행이) 안되잖아요"가 베스트 댓글로 선정됐다. 그는 “다른 은행, 카드사는 다 되는데 왜 대구은행은 안됩니까?”라며 "온갖 백신, 루팅앱 검색툴을 돌려도 안 나온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주)대구은행’은 “대구은행에서는 루팅된 단말기 또는 루팅 이력이 있는 단말기는 해킹의 위험이 있어 로그인 단계에서 이를 탐지하는 툴을 운영 중에 있다”며 “루팅탐지툴의 감도가 과도하게 높게 설정되어 있는 것은 아닌지 혹시 운영상에 오류사항은 없는지 전산부에 점검 요청을 해두었고 문제점이 발생될 경우 빠른시간 내 조치하도록 하겠다”는 답변을 달았다.
평점 5점 만점 중 1점을 준 한 이용자도 "DGB개인뱅킹 앱에서 타기관인증서 등록이 안돼 지우고, 아이엠뱅크 앱을 설치했는데 마찬가지로 안 된다”며 “본인인증에서 휴대폰으로 인증 번호를 보내도록 해도 문자가 오지 않아서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데 은행 앱 한두 번 써보는 것도 아니고 대구은행 것만 이런다”고 푸념했다.
이외에도 "'coM1072'라는 알림코드가 뜬다", "지로 공과금 납부 서비스가 없다", "공과금 내는 게 없다”, “공인인증센터에서 스마트기기로 복사한 인증서 타행 등록이 안 된다”는 등의 불만이 올라왔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스마트뱅크 관련 어플리케이션이 휴대폰 기종을 많이 타는 경향이 있고 네트워크 장애 같은 일시적인 현상들이 거의 대부분"이라며 "대구은행 아이엠뱅크는 평점 4.5점 정도로 스마트뱅크 어플리케이션 중에서는 평점이 최상위로 비교적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BNK금융이 지난 3월 선보인 모바일뱅크인 '썸뱅크' 어플리케이션도 마찬가지로 작동 오류를 일으킨 것으로 나타났다.
평점 1점을 준 이용자는 "'비대면 키가 존재하지 않습니다'라는 오류가 떠 지우고 설치한 뒤에도 같은 오류가 반복돼 답답해서 그냥 포기했다"고 리뷰를 썼다. 또 다른 이용자도 “BNK실명인증앱을 지우고 다시 깔아도 비대면 키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뜬다”고 리뷰를 올렸다. 'BNK금융 썸뱅크'는 아래에 "회원가입시 본인 명의 스마트폰을 이용하고 있는지 여부 등 오류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으니 썸뱅크 전용 콜센터로 연락을 주면 어떤 원인의 오류인지 빠르게 파악하여 도움을 드리겠다"고 답변을 달았다.
이외에도 “모바일 통장을 개설하려고만 하면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않는다”, “신분증 인식이 안 된다”, “신분증을 인증하고 영상통화 연결이 안 된다”, “비대면 실명인증이 안 된다”, “인증 받고 나면 프로그램 꺼져서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한다” 등의 불만이 올라왔다.
부산은행 관계자는 "본인인증 수단 중 하나로 부산은행에서 부여한 가상계좌로 일정 금액을 이체하는 방식이 있는데 보통 가상계좌 유효기간은 3일이다"며 "3일이 지나면 유효하지 않은 계좌가 돼 이체가 안되는 경우가 있는데 고객들이 정확하게 이해하기 어려운 에러코드는 개선해야 할 필요가 있지만 전산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JB금융 전북은행이 지난 4월 새롭게 출시한 모바일뱅크 '뉴스마트뱅킹' 역시 어플리케이션이 제대로 구동되지 않거나 이용자들이 필요로 하는 기능이 없어 불편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역시 평점 1점을 준 한 이용자는 지난 6월 "돈을 보내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보안카드 공인인증서 비밀번호 제대로 입력해도 처리결과를 반드시 확인하라는 메시지만 뜨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질 않는데 어쩌라는 건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쏟아냈다.
이외에도 "은행 앱중에 계좌 복사‧붙여넣기 안되는 앱은 처음 본다", "다 필요 없고 계좌 복사 붙여넣기 기능이나 넣어 달라"는 불만이 올라왔다.
전북은행 관계자는 "뉴스마트뱅킹 관련 불만 처리를 전담하는 부서가 따로 있다"며 "초기 어플리케이션 작동이 잘 안 된 부분에 대해서는 업데이트해서 조치를 했다"고 설명했다. 또 계좌 복사·붙여넣기의 경우 "계좌 복사·붙여넣기 기능을 넣게 되면 착오송금을 하는 경우가 많아 일부러 넣지 않았는데 관련 민원이 많아 그 기능을 보완해서 시스템에 적용하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정화 기자 jhlee@segye.com
<세계파이낸스>세계파이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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