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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녹터널 애니멀스' 가장 매혹적인 복수의 완성

입력 : 2017-01-11 06:00:00 수정 : 2017-01-18 13: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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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우린 왜 헤어졌을까.

세계적인 디자이너 톰 포드가 메가폰을 든 두 번째 장편영화 '녹터널 애니멀스'는 남녀간 운명적 만남과 이별, 그리고 복수에 관한 이야기를 '영화 속 소설'이란 액자식 구성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뉴욕 미술계에서 성공한 큐레이터이자 멋지고 능력 있는 남편까지 둔 '수잔'(에이미 아담스)은 모든 걸 갖췄지만 스스로 행복하지 않다고 느낀다.

어느날 수잔은 전 남편 '에드워드'(제이크 질렌할)로부터 자신을 지칭하는 '녹터널 애니멀스(야행성 동물)'란 제목의 소설 초고를 우편으로 받는다.

이때부터 영화는 소설을 읽는 수잔과 소설 속 에드워드의 자아인 '토니'(제이크 질렌할), 그리고 수잔과 에드워드의 과거 이야기가 교차되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어스틴 라이트의 소설 '토니와 수잔'이 원작이다.

첫 연출작 '싱글맨'에서 동성애인의 죽음 후 자살을 계획하는 대학교수(콜린 퍼스)의 짧은 이야기를 감각적인 영상과 함께 펼쳐보인 톰 포드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 로맨스에 스릴러를 더한 장르의 혼성을 통해 자신의 작품세계를 확장했다.



에드워드의 소설은 눈을 질끈 감게 만들 정도로 폭력적이고 공포스럽지만 종극에 가서는 모든 걸 잃은 한 남자의 처절한 복수, 그를 돕는 외로운 경찰(마이클 섀넌)의 조건없는 희생과 응징으로 이어지며 진한 카타르시스를 안긴다.

수잔은 에드워드의 소설을 읽고 괴로워한다. 에드워드가 수잔에게 소설을 처음 보내고 "당신에게 영향을 받아 쓴 소설"이라고 한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현실적인 문제보다 사랑을 먼저 선택했을 정도로 운명적인 감정을 느꼈던 두 사람이 헤어지게 된 진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그리고 복수는 진정 완성됐을까.

영화의 주인공인 수잔과 소설의 주인공 토니는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심리가 겹쳐 보이기도 한다. 매일 밤 잠을 이루기 힘든 수잔, 바위 틈에 숨어 플래시 불빛을 피하는 토니의 장면은 야행성 동물의 모습 그 자체다. 수잔은 복수의 대상이 자신인 걸 알면서도 행복과 거리가 먼 지금의 삶에서 토니와 자신을 동일시하고 연민을 느낀다.

제73회 베를린 국제영화제 심사위원 대상 수상작. 매력적인 악역을 연기한 애런 존스는 지난 8일(현지시간) 열린 74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남우조연상을 받았다. 청소년 관람 불가. 러닝타임 116분. 1월11일 개봉.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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